"인공지능(AI)이 다음엔 누구 밥그릇을 뺏을까?"
최근 미국 뉴욕증시에서 확인된 화두는 명확했다. 이른바 AI 공포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자산관리·보험업까지 번진 것이다. 하루 새 찰스슈왑, 레이먼드 제임스 파이낸셜의 주가는 7~8%씩 급락했다. AI가 자산관리 시장의 구조를 바꾸고, 전통 금융사들의 수수료를 깎아 점유율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된 탓이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공개한 '계속되는 시장의 AI 피해주 찾기' 보고서에서 "AI 피해주를 가려내려는 시장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이러한 추세를 주목했다. 안 연구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찰스슈왑 (-7.3%), 레이먼드 제임스 파이낸셜 (-8.8%) 등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주들이 AI 우려로 급락했다는 점을 짚으며 "비상장기술 스타트업 알트루이스트 (Altruist)가 화요일 AI 재무 도구를 공개한 것이 발단"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알트루이스트가 공개한 재무도구의 기능은 단순하지만, 월가 입장에선 꽤나 위협적이라 할 수 있다. 재무상담사가 고객 맞춤형 전략을 세우는 것을 돕고, 급여 명세서와 계좌 내역서 등 각종 서류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게 골자다. 안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AI가 자산관리 시장의 구조를 바꾸면서 전통 자산관리 기업들의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고 시장 점유율을 빼앗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일 뉴욕증시에서 보험주가 일제히 급락한 배경에도 이러한 AI 공포가 존재한다. 비상장 온라인 보험 쇼핑플랫폼 인슈리파이(Insurify)가 이달 초 출시한 AI 도구 때문이다. 챗GPT를 활용한 이 AI 도구는 고객 신용 정보, 차량 상세 정보, 운전 경력 등을 입력받아 자동차보험료를 비교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상품 비교부터 설명, 추천까지 보험사 핵심 업무가 AI로 자동화될 수 있다는 신호였던 셈이다.
잠재적 AI 피해주를 가려내려는 시장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새로운 AI 도구가 나올 때마다 "어떤 산업에 타격을 줄 것이냐"는 투자자들의 질문이 따라붙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다. 안 연구원은 "학계에서는 챗GPT가 등장하기 전부터 어떤 특성을 가진 직업군이 AI에 의해 쉽게 대체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다"며 이러한 연구들의 직업별 AI 노출도를 주식시장의 산업들과 연결시켰다.
이에 따라 AI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된 산업으로 보험, 금융서비스,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은행 (GICS 레벨2 기준) 등을 꼽았다. 안 연구원은 "지난주부터 연이어 AI로 인해 주가 하락을 많이 겪었던 산업"이라며 "육체적 노동 비중이 높은 산업보다는 인지적(분석) 노동 비중이 높은 산업이 AI에 많이 노출돼 있어서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이 전반적으로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표준화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반복적인 노동을 하는 정형적인 성격의 산업이 AI로 더 쉽게 대체될 수 있지만, 최근 AI 모델의 추론 역량이 강화되면서 비정형적인 성격의 산업도 더 이상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를 감안할 때 잠재적으로 AI 피해주로 평가될 수 있는 또 다른 산업군은 미디어·엔터, 부동산관리·개발, 상업·전문서비스, 헬스케어장비·서비스, 제약·생명과학 등이 지목된다.
반면 이러한 AI 잠식 위험 속에서도 AI 수혜 기대감이 커지는 영역도 있다. TSMC 등으로 대표되는 물리적 AI 인프라 사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안 연구원은 TSMC의 1월 매출액이 전년 대비 37% 급증하며 성장 가이던스를 웃돌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시장은 연초부터 칩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프트웨어와 금융 등의 산업들이 AI 잠식 위험에 흔들리는 것과 달리, 반도체와 같은 물리적인 AI 인프라 관련 산업에서는 AI 수혜 기대가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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