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유통센터·기술진흥원·창업진흥원 부실경영 지적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중소기업청(청장 한정화)이 산하기관 3곳의 수장을 물갈이한다. 부실 경영이 교체 이유로 전해졌다.
28일 중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1년 연임에 성공한 손창록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난다. 윤도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과 백두옥 창업진흥원장도 인사대상이다.
중기청은 최근 이들 3곳의 기관장 모집 공고를 잇따라 냈다. 중기청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 1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산하기관 관리 소홀로 여야의원에게 뭇매를 맞은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감자리에서 가장 많은 문제를 드러낸 곳은 중소기업유통센터였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지난 2006년부터 카드사 포인트몰과 B2B사업을 벌이면서 특정업체를 봐주다 혈세 200억원을 날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유통센터가 지난 2006년 11월 제일CDENF와 계약을 진행하면서 단순히 제안자의 말만 듣고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며 "당기순이익이 최고 6억원까지 나오는 엄청난 이권이 발생하는 계약을 수의로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호된 질타에 한정화 중기청장은 "유통센터의 관리 감독이 소홀했던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엔 손 대표도 있었다.
윤 원장은 올 상반기 발표된 정부의 공공기관장 평가에서 'D'를 받아 일찌감치 인사대상에 올랐다. 윤 원장이 받은 기관장평가 D등급은 납품비리가 드러난 한국수력원자력이 받았을 정도의 낙제점이다. 기관에 대한 평가는 B등급에서 C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했다.
윤 원장이 이 같은 저조한 점수를 받은 것은 기관 이전에 따른 내홍을 잠재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정원은 지난 3월 사옥을 서울 여의도에서 대전으로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노사 대립이 있었다. 실질적인 이주대책과 비정규직의 고용안정을 보장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사측이 직원들의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진 상황이라고 팽팽히 맞서면서 파업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손 대표, 윤 원장과 함께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백 원장도 연임 없이 자리를 떠나게 됐다. 최근 창업진흥원은 부당하게 창업지원금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동안 중기청 산하기관장 직위는 중기청 퇴역 고위 관료 몫이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낙하산 논란을 겪은 중기청은 업무 수행 능력과 자질이 높은 인물을 최우선으로 선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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