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홍콩 기업공개(IPO) 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미국의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올해가 가기 전에 8개의 회사가 홍콩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140억달러(15조원 상당)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지금까지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홍콩의 항셍지수는 이달 7% 상승했고 올해 들어선 2.6% 오름폭에 그쳤지만, 기업들의 IPO는 늘어날 것이라고 은행업계에선 전망했다. 하지만 중국의 인터넷업체 알리바바가 홍콩 대신 뉴욕을 선택하는 등 대어를 놓친 만큼 1위 탈환은 아직 멀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홍콩은 2009~2011년 세계 1위 최대 시장에서 올해 6위를 기록했다. 올해 지금까지 대형 IPO는 2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소 6건의 IPO가 진행 중이고 각각 1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낙농업체 후이산 데일리 홀딩스가 이달 중으로 13억달러 규모의 IPO를 준비 중이고, 중국은행의 부실채권 처리기관인 신다자산관리공사는 홍콩 시장을 통해 20억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신다는 이번 IPO를 위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리치와 크레딧스위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을 자문사로 지정했다.
은행업계에선 올해 4·4분기 금융기관들의 상장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상하이은행과 중국 광파은행이 신규 상장을 준비 중이고, 황산은행과 충칭은행등 지역 은행들도 다음 달 홍콩 주식시장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IPO를 살펴봐도 홍콩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수 있다. 지난주 상하이 식품브랜드 천우국제홀딩스(天?國際控股有限公司)는 홍콩에서 2억200만달러를 조달했다. 예상보다 55배가 넘는 규모다.
도이체방크의 중국 주식시장팀장인 란 렁은 “시장 심리가 IPO가 개선될 것으로 향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성기로 돌아가진 않았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