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일본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는다.
메츠 구단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마쓰자카와의 입단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등번호 16번을 부여하고 빅리그 엔트리에 등록했다. 마쓰자카에게 주어지는 임무는 선발투수다. 24일 씨티필드에서 열리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격한다.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던 지난해 10월 이후 빅리그 첫 등판이 될 예정. 맞대결 상대는 덕 피스터로 올 시즌 10승6패 평균자책점 3.63을 남기고 있다.
메츠는 마쓰자카가 재기할 최상의 환경을 갖췄다. 우선 최근 선발자원들이 부상을 당해 전력을 이탈했다. 특히 제레미 헤프너(4승8패 평균자책점 4.34)와 헨리 메히아(1승2패 평균자책점 2.30)는 수술을 택해 복귀에 상당 시간이 걸린다. 이들의 공백으로 마쓰자카는 남은 시즌 선발 등판의 기회를 꾸준히 받을 수 있다.
투구에는 큰 부담도 가해지지 않는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58승67패)를 달리는 메츠는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발됐다. 지구 선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77승49패)와의 승차는 무려 18.5경기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를 노릴 처지도 아니다. 1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73승53패)와의 승차는 13.5경기다.
현재 매체들은 뉴욕에 거주하는 일본인이 많단 점 등도 도움이 될 요소로 꼽고 있다. 실제로 메츠는 일본인 선수들이 선호하는 빅리그 구단 가운데 하나다. 그간 마쓰이 가즈오(라쿠텐 골든이글스) 등 12명의 선수가 유니폼을 입었다. 테리 콜린스 감독 역시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사령탑을 경험해 일본 특유의 정서를 잘 이해한다.
여유로운 환경과 달리 마쓰자카에게 향후 한 달여의 투구는 무척 중요하다. 그 내용은 메츠와의 계약 연장은 물론 타 구단과의 입단 협상에서 그대로 잣대가 된다. 자칫 부진을 거듭한다면 빅리그 생활은 올 시즌을 끝으로 마감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희박하단 평이 주를 이룬다. 지난 2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마이너계약을 체결한 마쓰자카는 트리플A 19경기에서 5승 8패 평균자책점 3.92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한 건 대니 살라자르 등 수준급 유망주와의 경쟁에게 밀렸기 때문이다. 미래와 성적을 동시에 고려한 클리블랜드의 선수단 운영에 마쓰자카는 애초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었던 셈. 선수의 계약 해지 요청에 따른 조건 없는 방출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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