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원·기정원 등 부실운영 낙제점…중기센터도 적자경영에 교체설 솔솔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중소기업청 산하 기관들이 인사태풍에 떨고 있다. 지난해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성적표 때문이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부 기관장들의 교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하는 새 정부가 어떤 조치를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진흥원(원장 이용두)과 중소기업유통센터(대표 손창록) 등 지난 해 저조한 실적을 내놓은 기관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소공원은 내년 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출범을 앞두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조직이 뒤숭숭한 상황인데 최근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아 더욱 그렇다.
기획재정부는 '201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로 소공원에 기관평가 C등급, 기관장평가 D등급을 매겼다. 소공원은 소상공인지원센터 운영실적 등 경영효율 분야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관장평가 D등급은 최근 납품비리가 드러난 한국수력원자력이 받았을 정도로 낙제점이다. 기재부는 소공원을 포함 D등급을 받은 16명의 기관장에 경고 조치를 내렸다. 한번 더 경고 조치를 받으면 청와대에 해임이 건의된다.
소공원은 지난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도 '미흡'으로 평가돼 이미 이용두 원장의 교체설이 나온 바 있다. 아울러 내년 1월1일 소공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 개편될 예정인데 보통 조직 개편과 함께 수장이 바뀐다는 점에 주목하면 이번 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인 이 원장의 거취 문제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러나 소공원 관계자는 "기재부로부터 최종 보고서를 받지 않은 시점에 인사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원장 윤도근)도 기재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앞길이 캄캄하다. 본사 이전 문제를 놓고 지난해 노사간 갈등을 빚은 여파로 기관평가 등급이 B등급에서 C등급으로 하락했다. 기관장 평가도 C등급에서 D등급으로 내려 앉아 소공원과 마찬가지로 경고 조치를 받아 인사 칼바람이 예상된다.
홈쇼핑, 중소기업 제품 전용매장 사업으로 중소기업의 판로 확보를 돕는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지난해 소송에 휘말려 220억원의 출혈을 봤다. 지난 2007년 중기센터는 A사와 신용카드 포인트몰에 중소기업 제품을 납품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여기엔 중소기업 3개사와 대기업 계열 2곳이 참여했다.
2010년 A사의 회전거래(실제 물품거래가 없는 서류상만의 거래)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기센터는 중기 3곳과 대기업 2곳에 대해 2011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채무부존재 소송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법원이 물품대금 전액을 지급하라고 1심 판결을 내리면서 220억원을 쏟아 냈다. 중기 지원에 들어가야 할 돈이 엉뚱한 곳에 쓰인 것이다.
이런 탓에 지난해 매출액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전년보다 70억원 증가한 810억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1억50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당기순이익은 210억원 적자였다. 중기센터의 한해 영업이익이 평균 8억~9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손창록 대표는 이 같은 부진의 책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기센터 관계자는 "조사 결과 소송 상대 중 일부가 A사와 결탁한 사례가 발견돼 오는 8월 예정된 2심에선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에둘러 설명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