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한강신도시서 주유소 공사 착수했다 중단.. 부지이전 추진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아파트 건너편 어린이공원 옆에 주유소가 들어선다고 해서 시끄러웠죠. 공사는 중단됐는데 앞으로 어찌될지는 장담할 수 없어요."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벌어진 일이다. 주유소 건설공사가 착수됐다가 인근 입주민들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됐다. 김포시와 신도시 사업시행자인 LH, 주유소 설치를 추진하던 정유업체는 주유소 부지 이전 여부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누구의 잘못이라 딱히 따지기도 어려운 주유소 신설사업. 어찌된 일인지 찾아봤다.
당초 경기 김포시 운양동 ‘일성트루엘 타운하우스’ 아파트단지 앞 땅에는 주유소가 들어설 수 있도록 계획돼 있었다. 2008년 12월 주유소 부지로 확정될 당시 이 일대는 허허벌판에 통행량도 전혀 없었다. 주유소가 들어서도 영업손실만 날 상황이었다. 정유업체는 부지를 매입한 후 적합한 시기를 기다려 왔다.
그런데 한강신도시가 개발되고 점차 입주가 시작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말 주유소 신설공사에 나섰는데 인근 입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진 것이다. 급기야 4월 공사가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인근 주민들은 주로 먼지·소음으로 인한 피해와 화재위험을 이유로 들며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주유소가 설치되는 부지 주변은 어린이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아이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집단 반대에 나선 주민들이 입주한 일성트루엘 하우스는 2010년 10월 분양을 시작해 2012년 4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다.
트루엘하우스의 입주민들은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아이들이 머리 아픈 기름 냄새 맡으며 놀게 할 수 없다"거나, "허가를 내준 관청도 이해할 수 없다"며 항의하고 있다. 또 김포시와 LH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강력한 집단민원을 제기하는 중이다.
김포시는 이와 관련 "2008년 12월 주유소 땅이 매각되고 설치허가 등을 거쳐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며 "택지개발사업이 준공된 상태로 계획변경이나 설치허가 취소 등은 어렵다"고 밝혔다. 오히려 이해관계자들간 협상을 통해 해결하라고 권고했다. 토지에 대한 준공 허가가 적법하게 났고 정유업체가 재산권을 갖고 있어 주민 반발에 따라 계획을 변경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LH도 비슷한 입장이다. "주유소는 예전에 입지가 계획됐던 사항"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입주민들은 한강신도시연합회와 함께 LH, 김포시, 시의원들에 항의와 개선요구를 하는 등 압력을 행사한 끝에 "주유소 부지를 한강 방향으로 한 블록 이전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봤다"고 전했다.
트루엘 하우스 입주민에 따르면 기존 부지는 주유소에서 어린이 공원으로 용도변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유소 이전 부지로 검토 중인 곳은 아직 준공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로 국토부에 개발계획과 실시변경을 신청 중이다.
하지만 주유소 추진 측은 날벼락을 맞은 꼴이 됐다. 당초 주유소는 오는 7~8월쯤 공사를 완료하고 개점할 예정이었다. 주유소가 새로운 부지로 이전하는 안이 확정되면 정유사는 개점 지연 등으로 인한 손실과 1억원 이상의 취득세 등 재산적 손해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정유사 관계자는 "부지를 조성할 때 입찰해 낙찰받았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민원이 제기된 만큼 잘 해결돼 속히 주유소가 준공되고 영업이 시작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용민 기자 fest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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