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래 공정위원장, 13일 기자간담회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의 재벌 문제에 대해 재벌 3~4세들의 기업가 정신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노 위원장은 13일 세종시 인근 식당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재벌 1세대는 기업가 정신으로 뭉쳐있지만 재벌 3~4세로 가면서 기업가 정신은 이완되고, 전문 최고경영자(CEO)를 기용해 수익 위주로 운영한다"면서 "돈 되는데 어디든 가서 이익을 창출하려고 하면서 원가인하 압력도 높고, 하청업체 지위도 열악해졌다"고 말했다.
재벌 기업들이 대를 거듭하면서 기업가 정신은 약해지는 반면 이익 추구에만 집중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사업기회 유용 등 불공정 거래 문제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모든 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문제되는 기업이 생긴다"며 "공정위는 기업 활동을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런 기업들이 불법 행위를 못하게 하는 원칙을 세우고, 기업이 정당하게 투자 활동을 하고, 우리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전했다. 합법적인 기업 활동을 막지 않는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공정위가 대기업의 경영 활동을 압박한다는 지적에 대한 해명으로 비춰진다.
노 위원장은 "공정위는 문제가 있으면 조사를 하겠지만 그보다는 제도적 기반을 튼실하게 해서 건전한 거래환경을 조성해 경제가 원칙에 맞게 성장하도록 유도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벌 기업 총수의 사익추구행위와 사업기회 유용 등에 대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는 상황인 만큼 재계도 생각을 달리 먹어야 한다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배와 책임의 괴리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소유는 1% 밖에 안되는데 지배는 30% 만큼 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면 책임도 30% 져야 하는데 그걸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총수들이 계열사 지분 등을 통해서 그룹 전체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올바로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신규순환출자 금지, 재벌총수의 사익편취 금지, 집단 소송제 등 공정위가 준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법안이 통과됐을 경우에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기업들이 기준만 따르면 된다고 하면 기업도 부담이 없을 것"이라며 "그것이 정석이고, 옳은 길"이라고 답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후퇴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투자를 옥죄는 것은 경제민주화가 아니다"라는 화살을 돌렸다. 노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에 대해 너무 넓게 본다"면서 "일감몰아주기나 신규순환출자 금지 같은 공약에 들어간 것들은 후퇴하면 큰일난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의 정의는 불공정관행은 구체적으로 해서 꼭 지키도록 만들자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관련법을 6월까지 통과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만약 6월까지 처리가 되지 않으면 어떡할 것인지 묻자 "시간이 갈수록 김이 식는다"면서 "항상 되는 쪽으로 기대하고, 설득한다"고 대답했다. 또 "새누리당 쪽에 협조를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면서 "청와대 의지도 있으니 공조해서 가면 (가능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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