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현오석 경제부총리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엔저 현상을 우려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중소기업을 돕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 총재는 26일 오전 "엔저 현상은 국내 전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우리 나름의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날 시중은행장과의 금융협의회에서 "그 동안 기축통화 국가의 양적완화에 공개ㆍ비공개적으로 대비해 왔다"며 "여기에 최근 엔저라는 게 더해져 전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엔저는 지금부터 문제라고 말했는데 이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방법을) 찾아야 하겠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현 부총리도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을 통해 "엔저와 같은 대외 여건, 올해 세계경제 전망 하향,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하면 현재 경기가 갈수록 더 나빠지는 상황"이라면서 "환차손과 수출감소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수출 중소기업에 금융지원과 보험보증, 해외시장 진출시 지원 등을 포함한 엔저 대책을 발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일각에서 엔저를 두고 한은과 재정부의 입장이 엇갈린다는 언급이 나왔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한은이든 재정부든 명백한 현상을 달리 진단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1990년대부터 시작된 일본의 0%금리 상황을 고려하면, 엔저는 길고 오래 지속돼온 난제"라면서 "이걸 갑자기 나타난 돌발변수처럼 단기 대응할 문제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엔저는 하루이틀에 정리될 문제가 아닌만큼 상수로 두고 자구책을 찾겠다는 의미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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