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아시아 금융산업이 급변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변을 둘러싼 아시아 은행들의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다.
13일 금융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산업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아시아 은행들의 경영환경도 새롭게 달라지고 있다. 최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주간 하나금융포커스'를 통해 중국은행들의 시장가치 하락 우려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은행권은 순이익이 감소추세를 보이면서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은행의 주가순이익비율과 평균순자산비율이 홍콩증시 종목의 평균에도 못 미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은행의 수익성 하락의 원인으로는 금리 통제 완화와 자산 가치 하락 등을 꼽았다.
연구소 자료를 살펴보면 2011년 1~3분기까지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2500개의 기업 중 16개 은행의 순이익이 55%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 은행들은 그동안 높은 수익성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중국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는 점차 악화됐다. 지난해 중국 인민은행이 금리에 대한 변동 폭을 확대한 이후 중국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예금 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한편 대출 금리는 인하했다.
이와 같은 금리 규제완화는 향후 중국 은행들의 과다 경쟁 및 대출 부실을 초래해 궁극적으로 은행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은행이 지방정부와 국영기업들에 빌려준 막대한 대출 자산도 향후 중국 은행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중국 내 주요 은행들은 규제 완화뿐 아니라 정책적 요인 등에 의해 과열경쟁을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은 장기 고객 확보에 주력하면서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은행산업의 환경도 변화되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경영정보리포트에 따르면 싱가포르 은행산업 전체 자산에서 외국계은행의 비중이 과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예금과 대출 기준으로는 DBS, OCBC, UOB 등 3개 국내은행이 시장을 과점하는 상황이다. 이들 은행은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DBS는 금융위기 이후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의 자산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수익에서 싱가포르 국내를 제외한 아시아 비중이 3분의 1을 초과한다. 전체 자산에서 국내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2.2%(2011년 말 기준)까지 감소해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아시아지역 비중은 34.0%까지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의 자산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금융위기를 전후해 동남아시아를 벗어나 점차 인도, 중국 등 아시아 전역으로 해외 진출을 확장하고 있다.
OCBC는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아시아지역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자산과 수익 모두에서 40%에 육박한다. 특히 중국 지역 자산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OCBC의 중국 지역 자산은 2007년 이후 4배 이상 증가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4%에 달한다. UOB도 최근 동남아시아지역 진출로 해외수익 비중이 급증했다. 전체 수익에서 해외 비중은 2000년대 들어 지속적으로 확대돼, 최근에는 그 비중이 41.4%까지 증가한 상태다.
일본 은행산업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정부 정책과 공조해 공격적인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신임 총재 취임 이후 지난주에 첫 번째로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융완화 추진 계획을 승인했다. 2년 내 2%의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을 위해 본원통화량 대폭 확대, 국채매입 규모 및 만기확대, 위험자산 매입 등이 주 내용이다.
금융완화 추진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일본 금융기관의 건전성 등 은행들의 경영환경에도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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