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검찰이 지난 2009년 이후 조사하는 역외 탈세 사건이 최소 100여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 당국은 스위스의 소형 은행을 통한 역외 탈세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행은 미국에 지점이 없지만 UBS의 미국 계좌를 통해 미국 고객의 역외 탈세를 돕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
미국 국세청(IRS)은 뉴욕 연방법원에 UBS에서 더 많은 자료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고, 법원을 이를 승인했다.
UBS 대변인은 미국 측의 요청 자료에 자신들의 고객이나 스위스에 있는 자료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캐플린 앤드 드라이스데일(Caplin & Drysdale) 로펌의 스캇 마이클 변호사는 당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해외 계좌와 관련해 소환장을 받았다는 사건 의뢰인들의 전화가 많이 걸려 온다"고 말했다.
역외 탈세를 척결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단호한 의지는 메리 에스텔 커랜(79)의사건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커랜은 남편이 UBS 비밀계좌에 넣어 둔 4000만 달러를 자신에게 남긴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고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2200만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당국과 합의했다. 지난 2009년 이후 역외 탈세 사건 중에서 가장 많은 벌금이다.
뉴욕의 한 변호사는 "미국 정부가 나이, 경제적 상황 등 어떤 사정도 고려하지 않고 역외 탈세를 강력하게 처벌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세청은 2009년 이후 세 번째 해외 비밀 계좌 자진 신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계좌를 신고하면 막대한 벌금을 내고 세부 거래 내용을 제출해야 하지만 기소는 면할 수 있다.
현재까지 3만8000명 이상이 신고했고, 체납 세금, 이자, 벌금 등을 포함해 55억달러를 거둬들였다. 50억 달러 정도가 더 납부될 예정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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