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프로젝트 직접 챙기고, 파견 임직원 격려 차원"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박미주 기자, 이민찬 기자]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계사년 새해 벽두부터 해외 출장 강행군에 나선다. 신성장 동력으로 일제히 해외시장을 꼽은 가운데 해외수주를 늘리기 위해 연초 해외지사나 현장 방문을 통해 직접 영업 일선에 뛰어든다.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은 이달 중순께 삼성물산미주지사(ECA)를 방문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미국 등 북미 지역은 물론 칠레와 페루 등 중남미에서 발주되는 사업들을 체크하고 연초에 임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페루의 경우 지난해 헬기 추락사고로 수력발전용 댐 건설 현장 방문에 나섰던 삼성물산 직원 4명이 순직한 곳이어서 의미가 남다른 지역이다.
삼성물산 해외영업본부 직원들 사이에서 정 부회장은 실무형 리더로 통한다.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재직 시절부터 발주처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기술력을 설명하는 등 해외 플랜트 영업을 직접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달에 두 번, 영업일의 30% 정도는 해외 출장 일정으로 소화한다"며 "지난해 7월 수주한 5억8900만달러 규모의 홍콩 지하철 공사도 정부회장이 프로젝트를 직접 챙긴 결과"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해외수주 53억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삼성물산은 올해 해외매출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허명수 GS건설 사장도 1월 중순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중동 지역 해외 출장을 다녀올 예정이다. GS건설은 UAE 아부다비 인근 르와이스 산업단지내에서 11억4000만달러 규모의 그린 디젤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억달러 규모의 라빅2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최근 중동지역에서의 해외 수주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해외영업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어 알제리와 미얀마 등 신규 시장 개척 지역엔 지역 전문가를 파견해 영업지역을 적극 확대할 예정이다. 허 사장은 최근엔 해외영업 담당 팀장 40여명과 올림픽 공원을 산책하며 해외수주 활동을 독려하는 등 해외 사업에 대한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고 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연말연시를 비행기 안에서 보냈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쿠르드와 카타르를 방문해 현지 해외 수주활동을 직접 챙겼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사전입찰자격심사(PQ)를 통과하고 입찰을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이 다수 있어 프로젝트 점검차원에서 출장을 다녀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1983년 사장으로 취임 이후 매년 초 해외 현장 방문으로 영업활동을 시작한다. 특히 1992년 이란 플랜트 현장 방문 때는 하루에 비행기를 5번이나 갈아타며 현장을 챙기기도 했으며 . 1986년 추석에는 3개국 10개 현장을 방문하면서 72시간의 출장기간 중 54시간을 비행기와 자동차로 이동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6억달러의 해외 수주를 기록한 쌍용건설은 고난도 건축과 고급 토목공사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해외수주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창익 기자 window@
박미주 기자 beyond@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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