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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없는 '특허 뫼비우스 띠'···글로벌 IT 진흙탕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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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체 합종연횡 진흙탕 싸움...기술혁신보다 돈벌이 급급

출구없는 '특허 뫼비우스 띠'···글로벌 IT 진흙탕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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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지난주말 미국에서 애플의 패전보가 들려왔다.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일삼던 애플이 안방에서 '특허 괴물'에 패소했다는 소식이다. 소니, 노키아 등 애플의 경쟁사가 합작한 모바일 미디어 아이디어즈의 2년여에 걸친 끈질긴 공격에 애플은 끝내 백기를 들고 말았다. '먹지 않으면 먹힌다'는 위기감에 휩싸인 IT 업계에서 물고 물리는 소송전이 이어지면서 풀리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삼성전자, HTC, 모토로라, LG전자, 소니에릭슨, 리서치인모션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간 특허 소송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 중심에는 단연 애플이 있다. 애플은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를 포함해 HTC, 모토로라 등을 상대로 디자인, 사용자환경(UI)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HTC와는 지난달초 특허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해 특허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서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삼성전자와의 특허 소송은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삼성-애플 특허 소송은 총 9개국 50여건에 이른다.

그런 애플이 되려 특허 괴물에 역공을 당하는 등 허를 찔리기도 한다. 모바일 미디어 아이디어즈에는 끝내 패소했고 알카텔 루슨트의 자회사인 특허 괴물 멀티미디어 페이턴트 트러스트(MPT)의 특허 침해 공격은 2년여간을 시달린 끝에 겨우 막아냈다.


물고 물리는 특허 소송전에서 IT 기업간 합종연횡도 숨가쁘게 진행된다. 애플은 소니가 설립한 특허 괴물 모바일 미디어 아이디어즈의 특허 침해 소송에서는 패소했지만 이와는 별도로 소니와 합작해 특허 괴물 록스타비드코를 설립해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스마트폰 제조사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수시로 아군과 적군을 오가며 특허 전쟁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계의 공룡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면에 나서지는 않지만 배후에서 특허 전쟁의 향방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제공업체인 구글은 적수인 애플과 맞손을 잡고 있다. 구글은 애플과 손잡고 1100개의 코닥 특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구글이 애플이 겨냥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배후인데다 애플과 소송을 진행 중인 모토로라의 모회사라는 점에서 예상밖의 행보라는 분석이다. MS도 삼성전자, LG전자와 안드로이드 OS 로열티를 받는 대신 특허 소송을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동시에 애플, 소니 등과 합작해 설립한 록스타비드코를 통해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조사를 상대로 별도의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


IT 기업간 특허 분쟁을 쉽사리 매듭지을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각사의 특허 소송이 지나칠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매듭을 단칼에 끊어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기술 혁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특허를 확보하기보다는 특허 확보 자체에 목을 매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낸시 하이넨 애플 전 최고 법무 책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애플은 '음성 및 문자 기반 검색 엔진' 특허와 관련해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퇴짜를 맞자 5년간 미미한 수정을 아홉 번 더해 무려 열 번의 시도 끝에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애플은 이런 시도를 통해 지난 10여년간 4000개 이상의 특허를 확보했으며 경쟁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고 글로벌 IT 업계의 판이 커지면서 특허 소송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기술 혁신보다는 악의적인 특허 공격을 일삼는 특허 괴물까지 등장하는 등 IT 업계가 무차별적인 소송으로 진흙탕 바닥이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IT 업계가 기술 혁신과 양질의 특허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법원에서 무차별적인 특허 침해 주장의 인정 범위를 최소화하고 시장에서 기술 혁신에 성공한 기업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애플 소송이 글로벌 IT 업계에서 출구없는 특허 뫼비우스를 끊어버릴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동준 수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아이폰5가 시장에서 혹평을 받고 있는 것은 기술 개발보다는 특허 공격에 치중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소송을 대비하고 특허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특허 확보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특허를 과도하게 공격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IT 업계의 발전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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