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2만1500여개 기업이 조세피난 지역의 ‘가짜 이사’를 공급하는 사업이 성행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이같은 행위가 오래전에 근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가디언은 BBC 파노라마 팀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 조사에서 이들 기업들이 28명의 차명이사(nominee director)로 이뤄진 이 조직을 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이같은 역외기업을 이용하는 것은 영국법상 불법은 아니며 차명이사는 합법적인 일을 하기도 하지만, 조세회피와 자산 은닉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차명이사들은 자기 명의가 다른 회사의 공식 서류에 사용될 수 있도록 판매하고 불분명한 주소를 적게 해 수 만 건의 상거래를 비밀리에 이뤄지게 하는데 핵심역할을 했다고 가디언은 폭로했다.
가디언보도에 따르면, 영국령 네비스섬으로 이민한 사라ㆍ에드워드 피터 미어스 부부는 서류상으로는 카리브해와 아일랜드, 뉴질랜드와 영국에도 있는 1200여개 기업을 통제하며 러시아산 사치품 구매에서부터 포르노그래피와 카지노 사이트에 이르기까지 2000 개 이상 기업에 명의를 판매했다.
가디언은 또 기업들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나 아일랜드,뉴질랜드,벨리즈,영국에 익명으로 법인을 등록하고 수 십 여 개 영국 기관들이 역외 회사를 판매하며, 이들 회사중 일부는 가짜 이사를 공급하는 것을 돕는다고 가디언은 주장했다.
가디언은 이 역외기업을 이용한 기업ㆍ기업인의 실명으로 공개하기로 했다면서 영국 축구단 포츠머스 FC를 인수한 러시아 재벌 블라디미르 안토노프, 런던에서 아파트를 거래한 소프트웨어 기술자 야이르 스피처, 이란 무기거래 스캔들에 연루된 SP트레이딩 등을 공개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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