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인천 상권 '1번지'로 꼽히는 신세계 인천점이 '롯데' 간판을 걸게 됐다. 롯데는 신세계 인천점을 포함해 인천 중심상권의 한 복판에 자리한 인천터미널 부지 개발권도 가져갔다.
인천시는 인천터미널 부지와 터미널 청사ㆍ백화점ㆍ주차타워 등의 매입자로 롯데쇼핑(주)을 선정하고 27일 토지매매와 투자약정을 맺었다.
롯데는 내년 1월 말까지 부지 소유자인 인천시에 총 8751억원을 대금으로 지급한다. 앞서 다음 달 초까지 계약금 800억원을 납입하기로 했다. 터미널 매각은 인천시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5월부터 추진해온 사안이다.
이번 약정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0년 넘게 이 일대 상권의 '터줏대감' 노릇을 해왔던 신세계를 제치고 롯데가 인수자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롯데는 이번 약정으로 그동안 인천시에 임대료를 내고 영업해온 신세계 인천점을 통째로 인수하게 됐다. 백화점과 명품관, 이마트, 주차타워 등을 한 데 갖춘 신세계 인천점은 인천지역 백화점 중 부동의 매출 1위 매장으로 꼽혀왔다. 롯데는 1990년 대 말 인천터미널 일대 상권이 형성된 이래 연 매출 등에서 줄곧 신세계에 '왕좌' 자리를 내줘왔다.
하지만 이번 약정으로 '전세'가 완전히 뒤집어졌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신세계 인천점은 머지 않아 '알짜배기' 건물들을 비워야 할 처지가 됐다.
롯데의 사업계획대로라면 '신세계 백화점'은 '롯데 백화점'으로, '이마트'는 '롯데마트'로, 'CGV'는 '롯데시네마'로 간판을 바꿔달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백화점을 포함해 4만9300㎡ 터미널 부지 전체에 대한 도시개발권을 얻었다. 인천시에 토지대금을 완납하는대로 도시개발 사업자로 복합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터미널 기능이 유지되는 한도 내에서 롯데의 개발행위를 허용할 방침이다.
이번 터미널 매각은 인천시가 방침을 밝힌 지난 5월부터 뜨거운 조명을 받아왔다. 인천 핵심 상권을 차지하기 위해 신계계는 물론 국내 5~6개 유통업체들이 매각에 눈독을 들여왔다.
하지만 신세계는 현금부족으로 입찰가를 써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롯데가 감정가보다 100억원 이상 높은 금액을 써내면서 인천시와의 약정이 성사됐다.
노승환 기자 todif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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