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그러진 곰' 콜라보에 평일 매장도 인산인해
한정 판매 효과…추가 구매·객단가 동반 상승
경험·취향 중심 소비 트렌드 확산
"벌써 30분째야. 이게 그렇게까지 사고 싶어?"
1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올리브영 매장. 계산대 앞 긴 대기 줄에서 한 커플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줄이 너무 길다며 돌아가자는 남성과 꼭 구매해야 한다는 여성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두 사람은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도 결국 줄을 떠나지 못했다.
이날 매장 풍경은 평일 오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계산대 앞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계산대 옆에는 '1인당 구매 수량 제한' 안내문까지 붙어 있었다.
'망그러진 곰' 콜라보에 우르르…'콘텐츠'가 된 매장
최근 올리브영이 인기 캐릭터 '망그러진 곰'과 협업 제품을 출시하면서 매장은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망그러진 곰'은 일러스트레이터 유랑 작가가 만든 캐릭터로, 특유의 귀여운 표정과 솔직한 일상 스토리텔링으로 2030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만 70만명에 달한다.
올리브영은 해당 캐릭터와 협업해 화장품은 물론 파우치·키링·스티커 등 굿즈 상품군까지 폭넓게 선보였다. 협업 제품은 매장 동선의 핵심 구역에 전면 배치됐고, 포토카드 키링·키캡 키링 등 별도 굿즈도 함께 진열됐다. 일부 굿즈는 특정 브랜드 제품 구매 시 증정되는 방식으로 운영돼 소비자의 구매를 자연스럽게 유도했다.
매장 곳곳에는 사진을 찍기 위한 포토존도 마련됐다. 쇼핑을 마친 2030 여성들이 인증 사진을 촬영하고 SNS에 업로드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오프라인 매장이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체험형 콘텐츠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7만원 채워서 사야 해요"…한정 굿즈가 부른 '추가 구매'
일부 고객은 사은품 기준 금액을 채우기 위해 계획에 없던 상품까지 구매했다.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더라도 '지금 아니면 못 구한다'는 희소성이 구매 결정을 자극하는 모습이다.
직장인 이샛별씨(29)는 "7만원 이상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사은품 때문에 금액을 맞추고 있다"며 "꼭 필요한 물건은 아니지만 한정판이라 놓치기 아쉽다"고 말했다.
직장인 유희수씨(30)는 "화장품은 늘 들고 다니기 때문에 다른 제품보다 만족감이 크다"며 "평소 좋아하는 캐릭터를 매일 볼 수 있단 생각에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의 중심이 '필요'에서 '경험'과 '취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던 가성비 소비에서 벗어나, 개인의 만족감과 감정적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가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자기표현과 취향 소비의 결합으로 해석한다. 좋아하는 캐릭터나 브랜드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집단에 속했다는 만족감을 얻는 소비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필요'보다 '기분'이 소비 기준…'필코노미' 트렌드 확산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소비 트렌드인 '필코노미(Feelconomy)'와도 맞닿아 있다. 필코노미는 감정(Fee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기능이나 가격보다 구매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만족감이 소비를 결정짓는 현상을 의미한다.
불확실성이 커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작은 즐거움과 위안을 주는 소비가 확대되고, 이러한 감정적 만족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IP 협업에 매출도 '껑충'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올리브영 전략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협업 상품 출시 이후 관련 제품군 매출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증가했고 일부 매장에서는 협업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앞서 진행된 산리오 캐릭터 협업 당시에도 참여 브랜드 매출이 약 60% 증가하는 등 캐릭터 협업은 실질적인 매출 견인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업계는 캐릭터 IP와 한정 굿즈를 결합해 매장 방문을 유도하고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본다. 특히 매장 체류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설계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포토존과 굿즈, 체험형 진열이 소비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자연스럽게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고물가 환경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모든 지출을 줄이기보다는 의미 있는 소비에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선택적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무엇을 사느냐'보다 '어떤 경험을 사느냐'가 새로운 소비 기준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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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환경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모든 지출을 줄이기보다는 의미 있는 소비에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선택적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제 소비는 물건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나의 취향과 감정을 만족시키는 경험을 선택하는 과정에 가까워지고 있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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