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가 형법과 공정거래법상 범죄행위에 해당해 엄정한 법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동범 이화여대 교수는 20일 국회 민생정치연구회(대표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가 주최한 경제민주화 세미나에서 "납품단가 부당인하 행위는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이며,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금지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며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필요하고 경제형벌법규의 엄정한 집행이 필요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과 경제범죄에 대한 수사기관과 법원의 소극적인 태도 등으로 인해 엄정한 법집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납품단가 인상 요인이 발생하면 적절하게 반영하는 것이 경제적 관점에서 타당하지만 실제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원사업자의 비용이나 손실 전가, 완성품의 가격경쟁력 등을 이유로 납품 거래처가 단가를 인하하는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이날 토론회에서 납품중소기업들이 부당납품단가 인하를 강요받고도 불이익을 우려해 고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전속고발권의 점진적 폐지 등 관련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한성 의원은 "기술개발,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등 중소기업의 이익으로 귀속되어야 할 부분들을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등을 통해 대기업이 빼앗아가는 것은 경제범죄로 이는 경제 분야의 정의의 문제"라며 "공정거래법상 벌칙규정들이 마련돼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이 대기업들의 횡포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납품단가 부당인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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