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때 가스레인지 폭발사고로 얼굴, 손 화상…건양대병원 화상재건센터에서 수술 뒤 얼굴 되찾아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얼굴에 입은 화상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찾아다니며 치료 받았지만 오히려 부작용만 생겼다. 대전에서 제 삶을 찾게 돼 눈물이 납니다.”
지난 28일 건양대병원에서 화상수술을 받은 우즈베키스탄출신 우미다(RAKHMOVA UMIDA, 20) 씨. 이 대학병원 화상재건센터에서 2차 수술을 마친 뒤 붕대를 감은 채 이렇게 말했다.
우미다씨는 2009년 가스레인지 폭발사고로 얼굴, 손, 허벅지에 큰 화상을 입었다. 얼굴을 원래 모습으로 하기 위해 주변 여러나라를 찾아다니며 수술을 받았다.
열악한 의료기술 탓에 화상재건은 차치하더라도 피부 당김, 가려움증, 안구건조증 등 후유장애만 생겼다.
그러던 우미다씨가 어릴 적 꾸었던 의사 꿈을 다시 꽃피울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전국서 유일하게 뽑힌 건양대병원(원장 박창일)의 ‘화상재건기술 세계화 사업’ 덕분이다.
우미다씨는 현지 선교사 추천으로 건양대병원 화상재건센터 의료진과 연결돼 2차 수술을 받고 화상흉터의 90% 이상을 재건할 수 있었다.
어머니 할리마(50) 씨는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심리적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딸을 보며 너무 가슴 아팠다”며 “화상재건수술로 우미다가 다시 의사가 되고 싶은 16세 소녀의 꿈을 되찾는 모습을 보게 돼 정말 기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건양대병원은 지난 4월 대전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보건복지부 외국인환자 유치선도 사업 기관으로 뽑힌 뒤 약 100여명의 장기체류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1000만원 이상의 고액 환자이기도 하다.
우미다씨의 수술을 맡은 건양대병원 김동철 교수(화상재건센터장)는 “화상재건 전문 의료진과 의료기관은 건양대병원과 한강성심병원 등 2곳에 불과하고 종합병원 급 의료진과의 협진체계와 인프라 구축이 이뤄지지 않으면 치료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양규 시 보건정책과장은 “건양대병원이 오는 12월 JCI 국제인증을 받으면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화상재건기술의 메카로 부상할 것”이라며 “시에서도 대전의 우수한 의료관광 브랜드를 해외에 적극 홍보해 대전이 해외환자 유치의 핵심거점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JCI 국제인증 : 세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엄격한 국제 표준 의료 서비스’에 대한 국제 의료 기관 평가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이를 통과한 의료 기관에게 발급하는 글로벌 인증제도다. 3년 마다 재 인증을 받아야 효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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