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올림픽]2012 박주영은 '2008 이승엽+2010 박지성'

시계아이콘01분 3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올림픽]2012 박주영은 '2008 이승엽+2010 박지성'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AD


[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인기가 많은 선수는 스타가 될 수 있다. 슈퍼스타는 다르다. 결정적 순간 작은 차이를 만들어낼 줄 아는 선수. 나아가 최악의 위기를 최고의 기회로 바꿔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 그 만이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 2008 베이징에서 이승엽이 그랬고, 2010 사이타마에서 박지성이 그랬다. 그리고 2012 런던의 ‘슈퍼스타’는 박주영이었다.

한국은 11일(한국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인공은 박주영이었다. 전반 37분 역습상황에서 일본 수비수 네 명 사이를 홀로 돌파했다. 이어 페널티지역 오른쪽 대각선 방향에서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골키퍼가 몸을 날려 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축구 천재’다운 완벽한 피니시. 동시에 두 가지를 떠오르게 한 장면이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한국과 일본의 야구 준결승. 8회 2-2 동점 상황에서 이승엽이 타석에 섰다. 대회 내내 슬럼프에 빠져 있었다. 예선 7경기 22타수 3안타, 1할 대 타율이었다. 4번 타자의 자존심은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자신을 믿어준 감독과 동료들에겐 미안함이 가득했다.


이윽고 경쾌한 스윙. 방망이를 맞고 하늘로 솟은 공은 떨어질 줄 몰랐다. 한참을 날아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결승 2점 홈런. 절체절명의 순간 터진 결정적 한 방이었다. 이승엽이 왜 한국의 4번 타자인지를 증명하는 장면이었다. 이승엽의 홈런에 힘입어 한국은 6-2로 일본을 꺾었고, 기세를 이어 결승에선 쿠바를 꺾고 첫 금메달을 따냈다.


2년 뒤 일본 사이타마 경기장. 2010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이 만났다. 결전의 무대를 앞둔 라이벌전이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더군다나 장소는 일본 축구의 성지였고, 일본의 월드컵 출정식까지 준비됐었다. 하지만 주인공은 한국이었다. ‘에이스’ 박지성이 그렇게 만들었다.


전반 6분, 김정우의 헤딩 패스를 받은 박지성은 중앙선 부근부터 단독 돌파해 들어갔다. 아크 오른쪽에서 때린 땅볼 슈팅. 수비수 세 명이 앞에서 달려들고 골키퍼가 몸을 날려봤지만 공은 그대로 골문 왼쪽을 갈랐다. 6만 4000여명의 일본 관중을 깊은 침묵에 빠뜨리는 골이었다. 한국은 2-0으로 일본을 꺾고 기분좋게 남아공을 향했다.


다시 2년 뒤, 박주영은 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 골을 넣었다. 의미는 이승엽의 홈런과, 화려함은 박지성의 골과 데칼코마니였다. 박주영은 이번 대회 와일드카드로 홍명보호에 승선했다.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해내야 했다. 기대 이하였다. 조별리그 스위스전 선제골를 뽑아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다른 경기에선 내내 부진했다. 브라질과의 4강전에선 선발 명단에서조차 제외됐다. 대표팀 맏형으로서 어깨는 자꾸만 무거워져 갔었다.


그런 가운데 터진 일본전 골은 이승엽의 홈런처럼 모든 부담을 멀리 날려버렸다. 더불어 한국을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이끌었다. 득점 과정은 2년 전 박지성을 그대로 재현해냈다. 중앙선부터 수비수를 농락한 뒤 정확한 슈팅으로 일본 골문을 열어젖혔다. 박지성의 골 못잖게 역대 한일전 명장면으로 길이 남을만한 멋진 골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박지성은 차분한 세리머니로, 박주영은 커다란 사자후로 일본 관중들을 침묵시켰다는 것 정도뿐이었다.


이승엽이, 박지성이 그랬듯 박주영도 한국의 슈퍼스타였다.




전성호 기자 spree8@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