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궈슈칭(郭樹淸, 56)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위원장(주석)이 주도한 일련의 자본시장 개혁조치에도 중국 증시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궈 위원장이 취임하자 중국 투자관계자들은 그의 개혁으로 2년째 하락세를 이어오는 주가지수가 반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궈 위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내부자거래 근절과 투명한 정보공개 등 공정거래질서 확립,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문화의 정착을 강조하며 증시 안정화에 나설 것임을 공언했다. QFII(해외적격기관투자자)한도 증액, 기업상장(IPO) 공모가격 거품을 빼기 위한 제도보완, 거래수수료 인하와 규제완화 등의 대책도 잇따라 발표됐다. 그러나 노력이 무색하게도 상하이종합지수는 궈 위원장 취임 이후 13% 가까이 더 하락했다.
아직까지 궈 위원장의 개혁드라이브가 실패했다고 보기는 이르다. 전문가들은 궈 위원장의 증시개혁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중국 자본시장의 토대를 강화함으로써 그 동안 은행 신용대출에만 의존해 온 기업들에게도 자금조달의 중요한 창구로 자리잡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당장 중국 경제가 하강국면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주요 기업들이 예상보다 크게 저조한 상반기 실적을 내며 적자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주식시장 자체가 뜰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주요 산업그룹들의 상반기 이익증가율은 -2.2%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기간 29%에서 급격히 떨어졌다.
불안한 ‘개미’ 투자자들은 급기야 지난달 감독당국에 신규 IPO를 중단해 달라는 온라인 진정서를 모으기 시작해 2주만에 1만명분의 서명이 몰렸다. 개인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시장 일평균거래대금의 4분의3을 차지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국 증감위는 신규 상장을 중단한 적이 있어 이번에도 추가 신주발행을 막으면 증시 부양에 좀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였다. 그러나 당국은 성명을 통해 “과거 사례로 볼 때 IPO의 중단은 어떤 방향으로도 시장상황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천뤼밍 하이퉁증권 주식투자전략가는 “대내외적 경기악화로 중국 주식시장은 향후 몇 달간 더 떨어지겠지만, 증감위의 개혁방향은 옳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의 자본조달과 확충에 있어 주식시장은 더욱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으며, 정부와 감독당국의 큰 정책방향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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