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희 작가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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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순간을 포착한 여인의 모습은 고요하고도 싱그러운 동적(動的) 흐름선상에 있다. 때문에 표정, 모습, 느낌 등은 경쾌하고 감각적이며 단순성의 미학을 순도 높게 표현해 내고 있다. 이것은 바라본 대상 혹은 세계에 다가가는 작가의 열린 마음이 아니면 허락되지 않는 매 순간의 영감(靈感)이다. 여기서 ‘허락’은 굳이 언어의 형식을 빌리지 않더라도 내면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 의미를 포괄한다. 이러한 정경은 템포(tempo)를 느끼게 하는데 오묘한 감성을 짐작케 하고 여인의 실루엣을 더 생생하게 보이게 한다.
여기에 독특한 색채와 리듬을 동반한 감성을 보편적 이미지로 이끌어 낸 그녀의 회화공간은 신선하고 맑다. 작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누군가를 처음 만나게 되는 때의 궁금함, 설렘, 약간의 어색한 마음을 여인을 빌어 이야기하고 그 자체를 순수하게 포용해 담아낸다. 그런 화면은 왠지 한 번 더 뒤돌아봐야 될 것만 같은 묘한 끌림이 있다. 이것이 작품 ‘매혹’의 지점이다. “흐르는 대로 그냥 두는 것. 어디 강물만 그런 것인가. 나는 여인의 마음에 물결치는 것을 그린다. 그러한 여인은 도도하다. 생명을 창조하는 근원의 아름다움. 고통이 승화되는 곳에 빛나는 색채. 바로 여인의 투명한 마음의 자리”라고 말했다. 서양화가 영희 작가는 낮은언덕 갤러리, 바이올렛 및 빛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19회 가졌다.
이코노믹 리뷰 권동철 기자 k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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