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들지 않는 데드타임은 매장 운영 시 골칫거리 중 하나다. 따라서 공백기를 줄이기 위한 쿠폰 발행 및 가격 할인 이벤트 등 마케팅이 자주 시행되고 있다. 최근 마케팅을 통해 공백기 해소 외에도 운영 시간대별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멀티 콘셉트의 매장이 공백기 해소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 15일 홍대 메인 상권에 70평 규모의 ‘bbq 프리미엄 카페’를 오픈한 김승훈(29)씨의 매장은 시간대별 고객층을 분산해 유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시간별로 다양한 메뉴를 내놓아 월 1000만 원가량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bbq프리미엄카페의 경우 점심시간, 티타임, 저녁시간 등 특정 시간대별로 치킨, 라이스, 파스타, 피자, 샐러드, 스프, 안주류, 와플 및 쿠키, 커피, 에이드, 주류 등 총 100여 가지 메뉴를 판매하고 있으므로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그는 얼마 전까지 같은 장소에서 70평 규모의 커피 전문점을 운영해 왔지만, 커피와 단촐한 간식 메뉴만으로는 매장 공백기에 대처하지 못해 매출 부진을 겪었었다. 메뉴가 다양해진 만큼 운영이 복잡해질 수 있는데, bbq프리미엄카페의 경우 메뉴 조리에서부터 서비스와 주방 동선, 인력 구조, 시간대별 고객 유입 상황, 제품 준비 속도, 영업 방식 등 가맹점 운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한 후 매뉴얼을 만들어 점주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메뉴의 다양화를 통해서 공백기를 해소한 경우는 델리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델리란 가공육, 프라이, 샐러드, 샌드위치 등 간단한 음식을 판매하는 식료품 매장을 의미했으나, 최근에는 도시락 전문점과 접목돼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최초로 일본식 델리 매장을 도입한 ‘오벤또델리’의 경우 50여 종의 도시락 외에 돈부리, 오니기리, 규동, 샐러드, 과일, 튀김, 떡볶이, 커피, 음료 등 총 10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종류의 메뉴를 갖추고 있다.
메뉴가 다양한 만큼 점심시간에는 식사류가 주로 판매되고 러시아워가 지나간 오후 공백시간에는 떡볶이, 떡, 샐러드 등 간식 메뉴가 판매돼 공백기에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정 시간대를 겨냥한 메뉴를 개발해 공백기를 해소한 경우도 있다. 치킨 전문점 브랜드 ‘굽자나’의 경우 공백기를 줄이기 위해 규모를 30평 이상으로 늘리고 패밀리 레스토랑 타입의 인테리어와 메뉴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오피스에 입점한 매장의 경우 돈가스류, 스파게티류, 볶음밥류 등 10여 가지의 점심식사를 판매해 치킨과 맥주 판매 매출 외에 20%가량의 추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식사 메뉴의 경우 비교적 저렴한 5000원에 제공해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동서울대 인근 20평 규모의 이탈리안 치킨카페 ‘빠담빠담’ 복정점은 독특한 콘셉트로 하루 평균 200만원선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장을 찾는 주 고객의 60% 이상은 20대 여성인 점에 주목할 만하다.
해당 매장의 경우 오후 3시쯤 오픈한다. 주류를 판매하는 치킨호프 전문점과는 달리 에이드(레드커런트, 망고, 바나나, 리치) 음료와 샐러드, 치킨 요리 등을 더해 브런치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카르보나라 파스타’와 정통 토마토 소스를 가미한 치킨 요리 외에 여성들이 즐겨 먹는 떡볶이 소스를 더한 치킨 메뉴를 1만7000원선에 판매하고 있다.
또한 구운 감자를 치즈와 버무려 다양한 토핑을 얹어 먹는 터키식 감자요리인 ‘쿰피르’도 인기다. 이태원 인근 터키음식 전문점에서나 먹을 수 있던 ‘쿰피르’를 1만원에 판매하고 있어 에스닉푸드를 즐겨 먹는 여성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세종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랜차이즈 창업·유통 및 마케팅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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