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유럽 선거의 영향으로 유가가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 유가 약세는 부진에 빠진 세계 경기에 호재인데다 특히 미국의 대선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시선이 쏠린다.
8일(현지시간) CNN머니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5거래일 연속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93센트(1.0%) 떨어진 배럴당 97.0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5일간 하락폭은 9%에 달했다. 연초에 비해서는 6%가 내린 가격이다.
휘발유 선물 가격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6월인도분 휘발유(RBOB) 선물 가격은 연중 최고치 대비 13%나 추락했다.
시장전문가들은 휘발유 선물가격이 급등 이후 조정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선물가격이 하락하면 약 일주일 이후 현물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날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장관 알리 알 나이미도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유가 약세는 미국경제에 대한 우려와 이란과의 긴장 완화 가능성이 확대된 탓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올랑드의 프랑스 대선 당선 등 유럽선거 결과라는 해석이다.
선거영향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유가는 물론 금, 구리와 같은 원자재가격도 줄줄이 약세로 돌아섰다.
선물회사 리버티 트레이딩 그룹의 대표인 제임스 코디에르는 "투자자들은 확실성을 원한다. 지금은 너무 많은 불안 요인들이 존재한다"며 현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유가도 낮아지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8일 미국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1.5% 하락해 배럴당 3.76달러로 내려왔다. 한달전 사상 최고치인 3.93달러에 비하면 4% 가량 하락한 것.
최근까지만 해도 오는 여름 바캉스철이 되면 미국내 휘발유 가격은 4달러를 돌파해 1갤런당 5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에너지정보국(EIA)는 4월부터 9월까지 휘발유 평균 가격 전망치를 3.79달러로 낮췄다.
휘발유 가격 하락은 소비증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EIA는 휘발유 가격이 10센트 하락할 때마다 가처분 가계 소득이 0.1%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I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케이 스미스는 "유류소비에서 절감된 비용은 다른 소비로 지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은 오는 12월 미국 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재선 가도에 나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청신호나 다름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측이 유가 급등에 맞춰 오바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하는데 주력했고 유가 하락에 대한 마땅한 대안이 없는 오바마로서는 재선의 취약점으로 지적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오바마가 재선 운동을 공식적으로 시작하자 마침 유가가 하락하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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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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