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거래일 2700억 팔아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거세다. 이달 들어 3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순매도를 지속하며 2700억원 이상 팔아치웠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엘피다 인수전 참여를 선언하면서 재무적 부담이 확대된 것을 외인 이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 2일부터 24일까지 16거래일 간 SK하이닉스를 2730억원(965만여주) 이상 순매도했다. 하루평균 170억원씩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 이달 초 25%를 넘었던 외국인 지분율도 23.61%로 연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5일에도 씨티그룹이 하이닉스 매도를 주도하고 있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엘피다 인수를 선언한 지난달 30일 이후 외인 이탈이 본격화됐다”며 “인수하게 되면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자금조달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27일 2차 입찰 마감에서 SK하이닉스의 참여 여부와 30일 외국인투자자들의 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참여하지 않는다면 이탈이 진정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실망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엘피다 인수전 참여로 인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5월 중 예정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이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서 주가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달 들어 24일까지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외인과 반대로 하이닉스를 사들였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263억원, 1329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인 물량을 받아낸 셈이다. 이 기간 하이닉스는 2만9250원에서 2만7250원으로 6.84% 하락했다.
정재우 기자 jj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