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이폰 디자인 모방을 지시했다는 애플측 주장에 따라 양사간 소송전의 증언대에 선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지난 4일 애플이 증언 녹취 신청을 한 삼성전자 직원 14명 중 최지성 부회장을 포함한 5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애플은 현재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신종균 무선사업부장(사장)의 증언도 요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애플의 신청을 받아들인 그레월 판사는 "애플은 최 부회장이 삼성전자가 애플의 제품을 모방하도록 지시하는 데 깊숙이 관여했다고 주장한다"며 "애플이 제출한 삼성전자 직원들의 이메일과 회의록 등 증거들을 검토한 결과 원고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 제한적인 증언을 명령한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의 증언 녹취 시간은 2시간 이내로 제한된다. 증언 녹취 장소와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측은 최 부회장이 현재 최고경영자(CEO)이고 지난 2007년 무선사업부장을 역임했다는 사실만으로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하고 있다. 신종균 사장의 증인 채택 요구에 대해 그레월 판사는 "애플이 제출한 증거에서도 신 사장이 직접 디자인 변경 등을 지시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독일의 지적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는 "기업간 소송에서 CEO 증언이 이뤄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번 증인 채택이 소송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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