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잘나가는 애플 왕국이 두려워 할 것은 경쟁업체가 아닌 규제라는 분석이 등장했다.
미국 조지 메이슨 대학 머케터스 센터 연구원 아담 씨어러는 최근 미국의 격주간 포브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애플이 향후 다양한 규제에 시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애플이 대단히 빠른 속도로 혁신을 이뤄내고 다른 기업들과는 다른 사업 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불확실한 미래에 아주 잘 준비된 기업이지만 각종 규제리스크가 애플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플의 드라마틱한 성공이 소비자들의 환호를 이끌어 냈지만 아울러 규제기관의 감시의 이목도 끌었다는 분석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독점 규제다. 과거 미국 독점규제 당국은 정보통신 분야에 대해서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지금 애플의 상황은 1960년대에는 호황을 누리던 IBM의 상황과도 결부된다. IBM은 1960년대말 시장점유율 70%를 넘어서는 성과를 기록했지만 미국 법무부가 독점문제를 제기하며 13년간이나 길고긴 법정공방을 벌여야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PC 운영체제인 '윈도'에 웹브라우저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았다며 시작된 독점규제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당시 미국내에서도 잘나가는 기업인이었던 빌 게이츠는 법정을 들락거려야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향후 사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규제 당국의 공세는 날카로웠다. 이밖에 통신사인 AT&T는 반독점법에 근거해 아예 기업이 쪼개지기까지 했다.
이번 기고문은 애플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수직적인 결합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인 만큼 향후 독점 문제로 불거질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규제 당국은 이미 애플과 전자책 사업자들간의 담합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애플이 이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향후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개인정보 보호법, 특허 분쟁 등도 향후 애플의 문제소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 기업인 만큼 개인정보 수집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이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수 밖에 없다. 날로 늘어나는 특허 분쟁도 각종 비용 부담과 함께 혁신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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