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전문]이명박 대통령 제83차 라디오·인터넷연설

시계아이콘02분 2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정부에서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을 김황식 총리가 직접 발표할 예정입니다.

지난 12월 대구에서 한 중학생이 학교 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건 직후 정부가 즉각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서 일회성이 아닌 근본적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였습니다.


또한 정부 대책에 앞서서 먼저 국민적 공감대를 충분히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동안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부모와 담당 교사, 그리고 일선 교사와 교육단체 인사들을 두루 만나 문제의 원인과 해법이 무엇인지 많은 의견을 들었습니다.


지난 30일 청소년상담센터 '위(Wee)'센터를 방문했을 때 학교폭력으로 9년 넘게 고통 받은 한 학생의 사례를 접했습니다.


“제가 만났던 아이 중 하나는 초등학생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거의 9년 넘도록 학교폭력에 시달렸는데, 심지어 화장실에 갇혀서 3시간 동안 못 나온 경험도 있다고 했고요.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경계하듯이 쳐다보고,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불신하고, 말도 굉장히 방어적으로 하는 그런 특성을 보였어요.”(전문상담교사 손은정)


역대 모든 정부가 사교육비 줄이는 데만 힘을 쏟으면서, 정작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현실을 너무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또한 한편 문제를 알면서 방치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적극 대응해 온 학교도 있었지마는, 많은 학교가 학교 평가에 불이익 받을 것을 우려해서 문제를 감춘 예도 있었습니다. 정말 안타깝고 유감스런 일입니다.


아이들은 싸우면서 자란다고 하지만, 요즘 학교폭력은 예전과 크게 다릅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고, 신체적?정신적 가해의 정도가 범죄 수준으로 심각합니다. 하지만 가해학생들은 피해 학생들의 고통을 잘 모르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피해 학생들이 끔찍한 고통을 당하면서도, 문제를 털어놓고 말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입니다. 가해학생의 보복이 두려워서 선생님이나 부모에게조차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혼자 마음의 병을 키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학교폭력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하겠습니다.


오늘 발표될 정부 종합대책 방향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가해 학생에 대한 엄정한 처벌, 피해 학생의 안전한 보호, 그리고 교육환경 개선입니다.


사안이 가볍거나 처음일 경우는 가해 학생들을 선도해야겠지마는, 그 밖의 경우는 경찰이 엄정 조치할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가해학생들을 만나보니, 이들도 평범한 보통 학생들과 크게 다를 바 없었습니다. 다만 가정환경이 불우하거나, 부모와 자녀 간 대화가 단절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때문에 이들이 학교와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이끄는 것도 처벌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정목초등학교 유풍형 교장선생님의 계도 성공사례입니다.


“저희 학교에 3학년 여자아이가 있습니다. 학교에 등교하면 주변 친구들 괴롭히는 재미로 오는 아이입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이혼을 하니까 정신적 충격을 받아 가지고 아주 폭력성이 강해지고...지도를 꾸준히 계속하고 방과 후에도 지역아동센터에 보내서 영어교육, 과제학습, 율동, 체육, 이런 프로그램으로 지도를 하고 저녁까지 먹여서 귀가시키는 것을 계속했더니 성격이 유순해지면서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얼굴이 밝아진 거예요.”(서울 정목초등학교 교장 유풍형)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으려면, 어릴 때부터 좋은 인성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번 정부 종합대책에도 인성교육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또한 중학교 체육활동을 크게 확대해서, 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해소하고, 절제력과 단결력을 배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학교가 입시에만 매몰되지 않고, 학생 모두 자신의 꿈을 찾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최근에 만난 장선주 학생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공부에 별로 관심이 없는 학생은 수업시간이 정말 지루하고 발표시켜도 위축되기만 하고 왜 그걸 못하냐고 하면 자존감만 떨어지게 되어서 그런 학생이 문제아가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고 또 칭찬을 받아서 자존감을 올릴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학생 장선주)


‘행복한 학교’가 학교폭력 문제 해결의 진정한 출발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그동안 힘써온 마이스터고 육성과 고졸 취업 확대 정책이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부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 전체가 그동안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자 많은 노력을 해 온 것도 사실입니다마는,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놓쳐 온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정부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가정은 가정대로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각 사회단체와 기관들 모두 힘을 합쳐서 교육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금 터키, 사우디, 카타르, UAE,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에 있습니다.


이번 순방의 주요 목적은 세계경제가 매우 어려울 때 달러가 많고 일거리가 많은 나라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원유도입선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순방 결과는 돌아와서 국민 여러분께 자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날씨가 매우 춥습니다. 건강에 각별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조영주 기자 yjc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