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날로 커져가는 중국의 소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했지만 실패한 곳도 많은 것을 나타났다. 이들은 외형 성장에만 급급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내실 다지기를 못하는 등 여러 가지 실패 요인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중국 현지 언론과 코트라 난징무역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가장 크게 고배를 마신 외국계 기업으로 월마트가 꼽힌다. 월마트는 가짜 친환경 돼지고기 사건으로 중국 정부로부터 큰 처벌을 받았다. 중국 정부는 월마트에게 15일간의 영업정지와 269만 위안(약 4억8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번 사태로 사업 실적 또한 악화돼 월마트의 중국 시장 확대 계획은 일시 중단됐다.
일본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인 혼다자동차 역시 중국에서 쓴맛을 봤다. 혼다자동차는 일본 대지진 이후 그 회복세가 가장 느린 자동차 제조기업으로 중국시장에서의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했음에도 실제 판매량은 목표치에도 못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제품의 다양성 부족과 부품 수급의 현지화 문제 등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분석된다.
다국적 기업 지멘스 역시 지난해 기업 이미지를 크게 상실했다. 지난해 지멘스의 냉장고를 구입한 소비자가 품질 문제를 제기했지만 회사측은 이를 무시했고 화가 난 소비자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이 사실을 알리면서 전국적으로 이슈가 됐다. 지멘스의 방만한 문제 대응 능력이 문제로 지적됐으며 CEO가 직접 사과하기도 했지만 떨어진 기업 이미지는 당분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유명 화장품 회사인 에이본 역시 화장품 시장에서 고전했다. 에이본은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여전히 화장품 방문판매를 고수하면서 매출이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지난해 고배를 마신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몸집 불리기와 실적 위주의 사업 운영이 계속되면서 정작 중요한 내실 다지기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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