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로 본 2012년 금융시장 전망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국내외 경제ㆍ금융 불안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어려운 때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2012년 국내외 경제ㆍ금융 환경은 어느 해보다도 더욱 힘들 것"이라며 "이런 불확실성은 올해에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열정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가 살아있는 한 어떤 어려움도 돌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리딩 금융그룹을 넘어 글로벌 톱 50의 세계적인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초세지재(뛰어난 재능)'의 역량과 '견인불발(굳건한 의지)'의 열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어윤대 KB금융 회장도 이날 신년사에서 "지난해 그리스에서 촉발된 글로벌 위기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주요국의 재정위기 등으로 확산되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재부각되면서 이전과는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른 새로운 경영환경에 처해 있음을 냉정히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이런 위기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앞으로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우리 모두의 뜻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며 "그 근본은 기본과 원칙에 더욱 충실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역시 "올해 경영환경은 유로존의 재정위기와 금융위기라는 유사 이래 최초의 쌍둥이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실물경제도 침체 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장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우리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도 적신호가 켜졌고 가계부채 문제와 물가 상승 및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기업의 투자심리와 개인의 소비심리도 급격히 위축된 상황"이라며 "김정일 사망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경제의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국내 금융그룹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이런 도전에 철저히 대응하고 우리가 한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면 국내 1위의 초우량 금융그룹은 물론 나아가 글로벌 선진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도 "지난해부터 세계 경제는 새로운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며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되면서 세계적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각국 정부들은 상이한 정치적 이해관계와 부족한 재정 여력 때문에 쉽게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우리나라 역시 내수 부진과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인해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한금융 역시 지난해 알찬 성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변화된 환경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며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직시하고 그 흐름을 관통하는 가치의 중심을 바로 찾아
끊임없이 스스로를 개혁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은 "준비된 자에게 위기는 기회"라며 "난관에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개척자 정신으로 올해를 새로운 개척과 성공의 해로 만들어 가자"고 주문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