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고환율에 식탁물가 비상
5년 새 소고기 가격 60% 올라
돼지고기 가격도 30% 상승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산 소고기 가격이 5년 새 60%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산 소고기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 탓에 '한우 대체재'로 여겨졌으나, 최근 환율이 1480원대를 오르내리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환율 치솟자 수입산 소고기 가격 ↑
27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미국산 소고기 갈빗살(냉장)의 이달 평균 가격은 4904원으로 1년 전(4231원)보다 15.9% 상승했다. 미국산 척아이롤(냉장) 역시 같은 기간 3162원에서 3858원으로 22.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산 소고기 가격 상승에는 고환율이 큰 영향을 미쳤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수입 물가가 크게 올랐고, 이로 인해 국내 물가 상승 압력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소고기 수입물가는 달러 기준으로 전년 대비 10.3% 상승했으나, 환율 변동을 반영한 원화 기준 상승률은 15.4%에 달했다. 돼지고기 역시 달러 기준 상승 폭은 6.8%에 그친 반면, 원화 기준으로는 11.7% 상승하며 소비자 부담을 키웠다.
5년 전과 비교해도 차이는 뚜렷하다. 지난달 소고기 수입물가지수는 원화 기준 160.57, 달러 기준 129.99로 집계됐다. 2020년 대비 달러 기준으로는 약 30%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환율 영향을 반영한 원화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60.6% 올라 상승 폭이 두 배에 달했다.
미국 내 소 사육 두수도 74년 만에 '최저' 수준
환율 부담에 더해 미국 현지의 공급 여건 악화도 수입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농업인연맹(AFBF)에 따르면 미국 내 소 사육 두수는 7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소 사육의 수익성이 예전만 못해지면서 상당수의 목장주가 축산업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AFBF의 이코노미스트 번트 넬슨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기록적인 소고기 가격에도 불구하고 생산 비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농가의 이윤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즉, 고환율 여파로 수입 단가가 높아진 데다 미국 내 공급 감소가 맞물리면서, 국내에 들여오는 수입산 소고기 가격이 전반적으로 비싸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환율 영향은 수입산 돼지고기에서도 확인된다. 수입산 돼지고기는 달러 기준으로는 최근 5년간 5.5%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30.5% 올랐다. 환율이 수입 축산물 가격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송년회 메뉴 선택도 고민…"중국집 회식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이 수입산에 대해 느끼는 부담은 크다. 일각에서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식 메뉴를 고기 대신 다른 음식으로 바꾸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5년 차 직장인 권도희씨(31) "원래 연말 회식 장소로 고깃집을 자주 찾았으나, 올해는 중국집에서 회식했다"며 "고깃집이나 일식집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해 중국집으로 식당을 정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도 다시 위축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의 '2025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11월(112.4)보다 2.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비상계엄이 있던 지난해 12월(-12.3%p) 이후 최대 낙폭이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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