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는 그 긴장감을 전부 가늠할 수 없다. 각종 VCR이 나가는 동안에도 Mnet <슈퍼스타 K 3> 생방송이 열리는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무대는 낭비할 틈 없이 꽉 짜인 스케줄로 돌아간다. 버스커버스커가 보아의 ‘발렌티’를 선택하는 모습이 화면에 나오자, 십 수 명의 스태프들이 몰려나와 무대 위에 ‘BUSKER TV SHOW’라 쓰인 세트를 설치한다. 버스커버스커 멤버들 또한 각자의 위치에 미리 자리를 잡고, 스태프 중 누군가는 VCR 종료 5초 전부터 카운트 다운을 센다. “오, 사, 삼, 이, 일!” 그 외침이 끝남과 동시에 버스커버스커의 무대가 바로 이어진다. TV 속 TOP 3의 모습이 비교적 여유로워 보였다면, 아마도 리허설에서 몇 번을 반복했을 이런 상황에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숨 돌릴 틈 없는 공연이 끝나고 심사위원 평가를 듣기 전, “60초 후에 공개됩니다!”라는 김성주의 멘트에도 가슴을 쓸어내리는 대신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객석의 가족들을 향해 가볍게 손을 흔드는 투개월처럼.
더불어 여섯 번째 생방송에는 긴장을 풀어줄 요소가 또 있었으니, 특별 게스트인 ‘춤통령’ 이준호와 최아란, 박필규와 최영태, 박장현, 김민석으로 구성된 ‘F4’, 그리고 손예림이다. “음악, 주세요!”라며 신나게 춤 추는 이준호를 향해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고, 손예림이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귀여워~”라는 탄성이 터져 나온다. “비밀을 하나 가르쳐드릴게요. 대한민국에서 가짜 환호성을 쓰지 않는 프로그램이 딱 하나 있어요. 바로 이 프로그램!”이라던 김무현 PD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다. <슈퍼스타 K 3>가 냉정한 경쟁의 장이라는 사실을, 누군가는 이 무대를 마지막으로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잠시나마 잊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쯤 아예 지워버린들 어떠랴. 그 어느 때보다 무대 위에서 날아다닌 울랄라 세션을, 탈락한 투개월과 나머지 두 팀이 손을 꼭 맞붙잡는 모습을 보았는데. 어쩌면 참가자들을 비롯한 우리 모두는 무대가 주는 순수한 즐거움을 배워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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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10 아시아 사진. 이진혁 eleven@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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