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원 삼성전기 주임 "기증휴가제 덕에 아버지 살렸어요"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아버지에서 간이식을 해주기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로 11㎏을 뺀 후 무사히 수술을 마친 삼성전기의 한 직원이 업계에 잔잔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또 이 직원은 삼성전기가 운영하고 있는 '기증휴가제도'의 첫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3일 삼성전기에 따르면 이 회사 부산사업장 박경원 주임은 간경화를 앓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최근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마치고 현재 회복중이다. 가족을 위해 자신의 간을 떼어주는 대수술은 종종 있다. 그러나 박 주임의 간이식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올해 초 아버지의 간경화소식을 듣고 기꺼이 간이식 수술을 받겠다고 나섰지만 조직검사 결과에 박 주임은 낙담해야만 했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즐긴 탓에 지방간 수치가 높았고 간의 크기도 작았다. 또 박 주임의 누나 역시 간 크기 문제로 수술 불가판정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박 주임과 누나의 간을 조금씩 떼어내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2대1 간이식'을 권했지만 가족 4명 중 3명을 수술대에 올릴 수 없다는 어머니의 만류로 이 역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재검사를 받은 결과 박 주임이 지방간수치만 조절하면 이식수술은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8월부터 본격적인 체중감량에 돌입한 그는 식이요법과 함께 사내 휘트니스센터에서 하루 2시간씩 운동을 한 결과 50일만에 8㎏을 줄였고 10월 초까지 추가로 3㎏ 추가감량에 성공, 지방간수치를 30%에서 5% 까지 떨어뜨렸다.
박 주임은 "간이 굉장히 깨끗해 아버지의 회복이 빠를 것 같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고 회고했다.
피나는 다이어트끝에 지난달 박 주임은 8시간, 아버지는 16시간 동안의 대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현재 빠르게 회복 중에 있다.
한편 박 주임이 상당한 수술비가 수반되는 큰 수술을 경제적으로 큰 부담없이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삼성전기의 기증휴가제도와 우환지원제도가 큰 역할을 했다.
기증휴가는 장기나 골수 이식을 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데 병원에서 권장하는 기간만큼 유급휴가를 주는 제도로 박 주임이 첫 혜택을 받은 사례로 기록됐다. 또 우환지원제도를 통해서는 임직원 근로복지기금과 임직원들이 매주 수요일 점심을 분식으로 대체하면서 아낀 식대를 모아 본인, 또는 부모님이 큰 수술을 받았을 때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도록 하고 있다.
박 주임은 "임직원들의 도움으로 큰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하고 "내년 4월 복귀해서 더욱 회사업무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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