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률 원가 압박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삼성전기가 핵심 사업인 적층세라믹 콘덴서(MLCC) 감산을 검토 중이다. 가격경쟁으로 이익률이 원가를 압박하는 수준까지 떨어져 전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가동률 조정 등을 통해 4분기와 내년 MLCC의 일부 감산을 논의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의 수요 약세와 경쟁 심화로 인한 이익률 하락이 원인이다. 삼성전기는 사업부별 이익률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3분기 매출 1조9290억원에서 3.57%(689억원)의 영업이익률을 내는데 그쳐 이익률 하락이 심각한 수준임을 나타냈다.
이 같은 영업이익률 둔화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것이 MLCC를 담당하는 LCR(칩부품)사업부다. 9월말 기준 MLCC 마진율이 원가가 근접할 정도로 하락하면서 전체 이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LCR사업부는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담당하는데 3분기 매출액은 4275억원으로 전기대비 1% 감소했다. 이는 일본 대지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기 MLCC 점유율이 10%후반에서 20%대로 상승했음에도 벌어들인 돈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의미다.
감산이 불가피한 또 다른 이유로는 이익률 개선을 위해 쓸 만한 카드가 거의 소진 됐다는 점도 꼽힌다. 삼성전기는 현재 첨단 기술이 요구되는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기술이 안정화된 제품은 대부분 필리핀과 중국으로 이관해서 생산하고 있다. 또한 원료인 세라믹파우더나 니켈파우더 등도 재료 내재화(미세한 분말로 균일하게 가공하는 기술)를 마쳐 원료비도 최저 수준까지 떨어뜨렸다. 이 같은 상황에도 이익률 압박이 발생하니 감산 카드를 만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삼성전기에 투자 중인 한 기관투자자는 "최소한 내년 MLCC 부문 추가 투자는 없을 것"이라며 "지난 9월 준공한 중국 텐진 빈하이 공장도 캐파(생산능력)를 적극적으로 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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