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레스토랑 청담동 ‘미카사’
‘토르디아, 타파스, 하몽, 빠에야…’ 이 단어들을 들어 봤거나 아는 사람들은 미식가편에 속해도 좋을 듯하다. 이 단어들이 아주 생소했던 기자의 입장에선. 그래, 1992년 개봉된 ‘하몽하몽’이라는 영화는 봤다. 그런데, 그때도 하몽이 스페인 음식 이름이라는 것을 몰랐다. 페넬로페 크루즈의 야한 얼굴과 몸짓, 희한한 분위기의 영화라는 생각에 푹 빠져서. 모르는 것이 많으면 삶이 지루해진다.
스페인 음식을 안다는 것, 스페인 음식이 와인과 잘 어울린다는 것… 이것을 앎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도 있겠다. 청담동 미카사(MICASA)에서 만난 스페인 음식은 인도 음식, 태국 음식, 이태리 음식을 만났을 때와 다른 신선한 충격이다. 요즘 가수 윤종신이 자주 사용하는 말을 인용하면 “‘희소가치’가 있다.”
그런데 입맛 싱거운 사람들에게는 좀 짜다. 그런데 김치찌개, 된장찌개의 간 못해 짠 맛이 아니다. 희한하게 짜면서 맛있다. 함께 시식한 기자도 그렇다고 했다. 짠맛의 대표 스페인 음식은 빠에야다. 빠에야는 스페인의 국민요리다. 야채와 육류, 해산물을 곁들이는 이 요리의 가장 중요한 재료는 쌀이다.
미카사에서는 한국인의 입맛을 생각해 쌀을 한국식으로 조금 부드럽게 만들었다. 빠에야의 올리브 향은 스페인의 많은 음식의 맛을 특별하게 만든다. 스페인의 음식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올리브유인데, 스페인 사람들이 튀긴 음식을 즐기기 때문이다. 미카사에서 사용하는 올리브유는 대부분 수입해서 사용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올리브유가 혼합제품이 많기 때문이다.
‘와인 머신’ 셀프시스템 가격거품 빼
미카사는 전 세계 품질 좋은 와인을 수입하는 와인프라자에서 오픈한 청담동 지역의 유일한 스패니시 레스토랑이다. “Mi Casa, Su Casa!(미 카사, 수 카사-나의 집, 당신의 집)”를 캐치프레이즈로 한 미카사는 스페인어로 ‘나의 집’이라는 뜻.
스페인 가정집에 초대를 받았을 때 마치 당신 집에서처럼 편안하고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2층으로 이루어진 미카사 1층은 간단한 스페인식 요리인 타파스(Tapas)를 곁들여 가볍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인 바다.
이곳의 와인 오더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되는 와인 머신을 이용한 셀프 서비스 시스템으로 이뤄진다. 10여개의 와인을 구비하고 있는 와인 머신은 카드에 일정 금액을 충전한 뒤 그 카드를 이용해 원하는 와인을 원하는 양만큼 선택하도록 되어있다.
와인은 테이스팅, 하프 글래스, 풀 글래스 등 세 가지 양을 선택할 수 있으며, 와인은 빈티지와 품종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와인 수입사인 모기업(라브리엘)을 통해 저렴하게 질 좋은 와인을 공급하는 것이 장점이다. 이재열 사장은 “와인의 가격이 타 업장보다 약 30~40% 저렴하다”고 했다.
청담동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했을 때 음식 값도 저렴한 편이다. 간혹 손님 중에는 “왜 이렇게 싼지” 묻는 사람도 있다. 이유는 오픈 초기이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타산이 안 맞아 내년부터는 조금 오른 가격에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안달루시아풍 해산물 요리 깊은 풍미
미카사 2층은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을 상징하는 옐로 컬러를 콘셉트로 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이 레스토랑은 스페인의 특정 지역이 아닌 스페인 전역의 특색 있고 수준 높은 요리들만 모은 정통 스패니시 퀴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신선한 해산물이 유명한 스페인 북부 갈리시아 지방과 지중해를 끼고 있는 스페인 남부 즉, 안달루시아 스타일 요리가 많다.
카를로스 쉐프.[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쉐프인 카를로스는 이미 수차례 언론에 보도될 만큼 유명 인물이다. 각종 신선한 해산물을 4~6시간 동안 우려낸 육수로 만든 해산물 수프와 소스에 절여 직접 숙성시킨 연어 요리, 파슬리와 마늘, 올리브를 갈아 만든 스페인식 그린 소스를 곁들인 오징어 그릴 요리 등이 쉐프의 추천 메뉴다.
또한 도토리를 먹여 키운 흙돼지 뒷다리로 만든 이베리코 하몽(Iberico Jamon)과 스페인 소시지인 초리소(Chorizo)는 스페인에서 직접 공수해온다. 모든 향신료와 하몽 등의 요리 재료는 모두 스페인 현지에서 공수되며, 요리에 곁들여지는 모든 드레싱과 소스는 미카사 고유의 조리법으로 만든 홈 메이드 소스만 사용한다.
8월 오픈해 몇 달 안 되었지만 미카사는 벌써 미식가에게 입소문을 탔다. 청담동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이 있어 유명한 연예인들도 꽤 방문했다. 짧은 기간 미카사가 알려진 것은 분명 맛 때문이다. 우선 신선한 식자재를 쓴다. 여기에는 사실 이유가 있다. 냉장시설이 협소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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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칠 필요 없는 이유다. 매일 신선하게 준비되는 각종 수제소스, 다양한 와인을 제공하는 것에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타 레스토랑보다 긴 오프닝타임(요리주문 마감 저녁 11시, 또는 더 늦을 수 있음)도 장점이다.
메뉴 : 샐러드 1만5000원, 수프 8000원, 타파스 1만~2만원, 육류 2만5000~3만8000원, 해산물 1만4000~2만8000원, 디저트 8000원, 와인 4만~25만원, 커피/드링크 2500원~3000원
오픈 : 1층 Wine Bar 12:00~01:00 2층
Restaurant Lunch 12:00~14:30 /
Dinner 18:00~01:00
이코노믹 리뷰 이학명 mrm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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