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펄쩍' 뛰었네
경영권 다툼 움직임에 상한가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동원수산의 가족간 경영권 다툼 재발 가능성으로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다. 통상 경영권 다툼은 당사자간 경쟁적인 지분매입을 동반해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원수산 왕기미 상무가 지난 20일 이후 3차례에 걸쳐 이 회사 주식 1만5500주를 사들여 1.45%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우호지분을 제외한 왕기철 대표의 지분이 0.5%임을 감안하면 3배 많은 수준이다.
왕윤국 동원수산 명예회장은 전처에게서 아들 다섯과 현재 부인인 박 씨에게서 딸 넷을 두고 있다. 왕 대표는 전처의 막내 아들이고 왕 상무는 현재 부인의 딸이다.
왕 상무의 주식 매입 소식이 알려지며 22일 동원수산 주가는 개장 5분여만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날 하루 매수 잔량만 13만5000여주에 달했다.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은 추석연휴인 지난 14일부터 증권가 루머로 돌기 시작했고 16일로부터 5거래일째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40%에 달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박씨측이 왕 대표를 상대로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는 설이 돌기시작했다”며 “지난 21일 왕 상무가 주식을 취득했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왕 상무가 어머니인 박경임씨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두 사람의 지분율은 5.63%인 반면 왕 대표의 지분율은 11분의 1에 불과해 언제든지 경영권 분쟁이 재발할 수 있다. 최대주주인 왕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17.2%에 달하지만 병중이어서 당장 주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상태다.
지난 3월 박 씨측은 동원수산의 부진한 실적과 비계열사 지분매각 등을 이유로 왕 대표 대신 왕 상무를 대표직에 선임하겠다며 왕 대표를 공격했다. 왕 대표는 우호지분의 도움을 받아 비계열사 지분 매각을 백지화하고 자신의 조카를 이사로 선임하지 않기로 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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