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이강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가 중국이 유럽과 글로벌 경제 구원투수로 나설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단, 문제의 해법을 유럽 각국이 스스로 찾아야 한다면서 세계 경제가 한계점에 놓였을 때 최후의 보루로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 이강 부총재가 22일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패널 회의에 참석해 중국이 세계 경제를 지원할 수 있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총재는 "한계점에서(at the margin) 우리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유럽 위기국의 진정한 해결책은 해당국들이 스스로 찾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계속 유럽에 투자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유럽 경제의 성장과 유로화의 안정은 세계 경제에 이득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강 부총재의 발언은 유럽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나서주기를 바라는 국제 사회의 기대가 큰 상황에서 나온 긍정적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지난 14일 중국 다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하계 다보스포럼 개막식에서 유럽 지원 의사를 밝히며 "단, 위기국들은 중국에 무작정 의존하기 보다는 재정적자를 감축하고 시장을 개방하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건을 단 것과 같은 맥락이다.
WEF에서 장샤오창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부주임도 "수용 가능한 범위 안에서"라는 조건을 달며 "중국은 위기에 처한 유로존 국가의 국채를 매입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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