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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골프매너 아는 개' 태국 그린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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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기행] '골프매너 아는 개' 태국 그린밸리 18홀 내내 골퍼들을 따라다니는 치앙마이 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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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개 3년이면 룰과 에티켓을 안다."

태국 치앙마이에는 독특한 디자인과 레이아웃으로 조성된 7개의 골프장이 있다. 이 가운데 라운드 내내 개 서너마리가 따라다니는 것으로 유명한 골프장이 있는데, 바로 그린밸리골프장(Green Valley Golf Club)이다.


미국의 설계가 데니스 그리피스가 디자인했고, 1990년 개장했다. 파72에 전장 7177야드로 비교적 길다. 조니워커오픈 등 많은 국제 골프대회가 개최될 정도의 시설을 갖췄다. 전체적으로 평탄하지만 기복이 있고, 결정적인 샷을 할 곳에는 워터해저드를 배치해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쉬워 보이지만 정복하기는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전반 9개 홀은 페어웨이가 넓고 평탄해 편안한 반면 후반 9개 홀은 해저드와 깊은 벙커, 기복이 심한 그린이 이어져 어렵다. 페어웨이 양쪽에는 키 큰 야자수를 비롯해 진홍색 부겐빌리아, 주홍색의 아프리칸 튤립, 하얀 플루메리아, 담청색 향수나무 등이 잘 가꿔져 있어 정원 예술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라운드를 시작하자 어디선가 검은 개 3마리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일행 주위를 빙빙 돌며 경계하는 듯하다가 이내 꼬리를 흔들며 다가와 앞발을 들고 뛰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자 납작 엎드리거나 손을 혀로 핥으며 마치 주인에게 하는 것처럼 깊은 신뢰감을 내비쳤다.


캐디에게 물어보니 골프장 주위의 야생 개들이라고 했다. 골퍼들을 따르는 것은 물론 가끔 음식을 던져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첫 홀 티 샷을 하고 페어웨이 쪽으로 걸어 나가자 개들도 우리 일행을 졸졸 따라나섰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신기하게도 이 개들 역시 골프 매너를 제대로 아는 것 같았다.


두 번째 샷을 위해 아이언을 꺼내들고 연습 스윙을 하면 옆에 조용히 앉아 공을 칠 때까지 기다렸다. 한 번은 티 샷한 공이 슬라이스가 나 야자수 숲이 무성한 러프에 떨어지자 개가 먼저 발견하고 꼬리를 흔들어 위치를 알려주는 게 아닌가. 골퍼들이 온 그린된 공을 퍼트하려고 자세를 잡으면 개들은 다시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조용히 지켜봤다.


특별한 교육을 받았을 리 없는 이 개들의 행동은 오랫동안 골퍼들을 따라다니면서 자연스레 체득한 것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사람이나 개나 태어나기를 잘해야 한다.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골프장을 저렇게 돌아다니다가는 반나절도 못가 보신탕으로 변해 있을 개들을 보면서 참으로 행복한 개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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