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심리학자 봅 로텔러의 라이벌을 제압할 수 있는 '플레이 전략'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황금의 가을 골프시즌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돈 잔치' 플레이오프가 진행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이달부터 빅매치가 줄지어 펼쳐진다. 아마추어골퍼들 역시 라운드가 급증하는 시기다. 그래서 준비했다. 미국의 유명한 골프심리학자 봅 로텔러의 '필승 전략'이다. 프로선수에게는 우승전략이,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라이벌을 제압할 수 있는 '금과옥조'다.
▲ 결과에 흔들리지 않기= 트레버 이멜만(남아공)은 2008년 마스터스 우승 당시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종 4라운드에서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 그저 평소하던 대로 타깃을 향해 미리 샷을 그려본 뒤 제대로 스윙하는 게 계획의 전부였다. 17번홀에서야 타이거 우즈(미국)보다 3타 앞섰다는 걸 알고 '5퍼팅을 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현재에만 집중하라는 이야기다.
▲ 화내지 마라= 샷이 뜻대로 안 된다고 화를 내면 이길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다. 화가 날수록 샷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파드리그 해링턴(미국)은 2007년 브리티시오픈 최종일 마지막 18홀에서 두 차례나 볼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범하고 결국 연장전에 끌려들어갔다. 해링턴은 그러나 아직도 우승 기회가 있다는 생각으로 볼을 홀에 넣는 데만 집중했다. 그리고 우승했다.
▲ 공격보다는 '보수'= 공격적인 플레이가 하고 싶은 충동이 들 때 특히 참아야 한다. 빅매치일수록 코스는 깊은 러프와 어려운 핀 위치 등 어렵게 세팅된다. 최나연은 지난 22일 세이프웨이클래식에서 1타 차 선두에서 파만 해도 이길 수 있는 마지막 18번홀에서 칩 샷 미스로 보기를 범하고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연장전에 돌입했다.
최나연은 경기 후 "버디로 이기고 싶었다"고 했다. 무리한 샷이 워터해저드로 들어가면서 오히려 보기를 범해 연장전의 빌미를 제공했던 셈이다. 최나연의 시즌 첫 승과 한국의 LPGA투어 100승 합작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아마추어골퍼도 마찬가지다. 어려울수록 스코어를 지키고, 동반자가 자멸하기를 기다리는 게 최선이다.
▲ 지나친 조언은 무시하라= 로텔러가 슬럼프에 빠진 한 골퍼와 상담을 했다. 18홀 동안 버디를 무려 8개나 한 뒤 기분이 좋아진 이 골퍼는 플레이를 마치고 연습그린에서 퍼팅 연습을 했다. 지나가던 사람이 "예전과 스트로크가 달라졌다"고 조언했고, 다른 사람은 "눈 위치가 틀렸다"며 간섭했다. 이 골퍼는 당연히 다음날부터 스코어가 엉망이 됐다. 어줍잖은 충고는 사절하라.
▲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라= 중요한 시합 또는 대결이 있는 날 티오프 시간보다 2시간이나 일찍 연습장에 도착해 허겁지겁 스윙을 고치는 골퍼가 있다. 제아무리 천재골퍼라도 라운드 당일 모든 샷을 교정할 수는 없다. 투어 선수들 역시 가족과 친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컷 오프라도 당하면 어쩌지'하며 불안해하는 선수들이 있다. 골프장이 두려운 곳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 스트로크플레이의 강자가 돼라= 스킨스게임이나 요즈음 유행하는 뽑기보다는 평상시 스트로크플레이를 즐겨라. 한 샷도 소홀히 할 수 없어 강한 정신력을 키울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나 자신을 믿는 것'이다. 평온한 마음으로 일정한 '프리 샷 루틴'을 통해 나만의 플레이를 일관성있게 펼쳐가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꾸준한 연습이 최상이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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