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회장 취임 10년···타이밍경영 화제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경영은 '타이밍의 예술'이고 정확한 예측은 중요한 경영역량이다. 당진 후판 공장 건설을 모두 반대할 때 나는 '고(Go)'를 주장했다. 그 때 투자하지 못했다면, 지금 투자할 수 있었겠는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임원들에게 늘 미래를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며 이렇게 강조한다.
오는 7일 장 회장이 동국제강의 최고 자리에 오른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아버지 송원 장상태 회장의 별세에 이어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김종진 회장과 핵심 임원이 유명을 달리한 뒤 갑작스럽게 맡게 된 회장이라는 큰 자리. 하지만 그가 회장에 오르는 데에는 아무런 반대나 염려는 없었다. 평사원으로 시작해 23년간 경영수업을 받아온 장 회장 만큼 동국제강의 모든 것을 아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장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밝힌 투명경영, 책임경영, 인재 제일주의 등 3가지 경영철학을 지금까지 실천하고 있다. 이사회에는 협력업체 사장과 노조위원장 직원들도 참가해 참관할 수 있으며, 매달 전 임원들을 대상으로 1등부터 꼴등까지 성적을 매겨 발표하기도 한다. 인재가 있으면 수시로 뽑는 한편 직원들을 최고의 전문가로 키우기 위한 교육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결력이 강한 동국제강을 키워냈다.
특히,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본격화함으로써 할아버지인 창업주 장경호 회장, 아버지 장상태 회장이 늘 품어왔던 고로 건설의 꿈을 실현했다. 브라질 고로와 더불어 지난해 완공된 당진 후판 공장은 동국제강 임원들로부터 반대를 많이 받은 대형 사업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래를 내다 본 장 회장의 추진력이 없었다면 수조원이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시작하는 10년간 장 회장에게 놓여진 과제는 앞으로 동국제강을 어떤 위치에 올려놓느냐는 것이다. 철강사업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만큼 이 구조를 더욱 확대할 것인지, 연관 사업으로 시너지를 확대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국제강 고위 관계자는 "돈만 벌겠다면 방법은 많겠지만 장 회장은 선대회장으로부터 국가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아왔다. 따라서 장 회장이 그리는 동국제강의 미래는 결국 철강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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