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동결 발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리정상화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금융시장 불안으로 성장경로 불확실성이 높아진데 따라 이달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고 해외 위험요인 등의 변화 추이를 더 지켜보는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대외적 여건 변화에 주목하고 결과를 분석하면서 우리 경제의 견실한 성장을 위한 금리수준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 외부적 요인에 따라 앞으로 금리정상화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나?
▲ 금리정상화는 특정한 어떤 수치를 목표로 삼는 것이라고 보기 보다는 우리 경제의 성장, 인플레, 기타의 거시경제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의 적정한 금리수준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계산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금리정상화를 해야 된다는 방향에는 변화가 없다. 단지 그것으로 가는 과정에서 매우 주도면밀하게 대외적인 여건변화에 주목하고, 또 그 결과를 분석하면서 우리 경제의 건실한 성장을 기조로하는 금리수준을 찾아가겠다.
- 이번 금리결정에서 금통위가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 아닌가 싶다. 이 딜레마를 어떤 부분부터 풀어나가는 것이 합당한가?
▲ 금리는 항상 어려운 결정의 결과다. 지금 딜레마에 빠졌다는 것은 대외적인 여건이 굉장히 불안한 상황에서 금리를 당초 계획했던, 예상했던 대로의 정상화 과정이 차질이 있겠느냐 하는 문제인데, 대외적인 환경의 불안이 물론 중요한 요인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더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그러한 것이 우리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대외적인 여건이 좋고 나쁘고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불안정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분석할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그 상황이 호전되든, 우호적이 되든 되지 못하든 간에 우리에게 그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어 앞으로 나갈 것이다.
- 금리인상을 선제적으로 조금 더 일찍 했어야 이런 상황에서 금리운용에 여지를 남겨둘 수 있었지 않았느냐 하는 아쉬움이 있다.
▲ 금리가 언제부터 정상화 됐어야 하고, 소위 출구전략이라는 것을 언제부터 했어야 하는 것은 지금 판단하기는 조금 빠르다고 생각한다. 지금 글로벌 금융위기이지 한국 특유의 위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통위의 의사결정이 좀 더 빨랐어야 되지 않느냐는 것은 논의의 대상은 되겠지만 평가하기는 어렵고 적절하다고 판단하지도 않는다. 금통위에서는 항향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했어고 그 평가는 상당기간 시간이 흐름 다음에 받도록 하겠다. 다만 경제는 항상 가정을 해서 논의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하나의 선택 밖에 없기 때문에 현재의 주어진 상황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
- 베이비스텝 기조는?
▲ 다른 국가들를 봐도 금리를 급하게 내리는 경우는 있지만 올릴 때는 예외없이 신중하다.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은?
▲ 미 FOMC 의결문에서는 리세션, 더블딥 등의 표현이 쓰이지 않는다. 다만 항상 연준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 경기회복의 속도가 느리다고 표현하는데 이번에는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상당히 느리다고 쓰여 있는 것이 하나의 차이였다. 리세션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야 하는데 그럴 확율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 경제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의주시 하고 있지만 지난 3년간 거의 성장을 하지 못했던 미국이 지금은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 자체가 더블딥으로 갈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 미 연준(Fed)이 2년간 초저금리를 못박았는데 중앙은행으로서 적절한 행동이었나?
▲ 중앙은행이 시장과 명료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건을 굉장히 강력하게 달았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이 매우 이례적이고 이 자체가 불확실성의 하나의 요인이 된다고 판단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
-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중 최고치인 4.7%를 다시 찍었는데 폭우 효과가 반영될 8월에는 더욱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방에서도 높은 수준을 물가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는데 물가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 지난 7월15일에 조사국 전망이 발표됐다. 담당자들이 전문적인 분석을 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4.0%를 수정할 의향도 없고 그럴 단계도 아니다. 기후 변화에 따라서 곡물, 채소류 가격이 변하는 것이 있는데 이는 역으로 말하면 8월에 폭우로 많이 올랐다고 한다면 9월, 10월에는 다시 떨어질 여지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원유가격이다. 하지만 현재 유가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현재로 봐서는 결코 쉬운 목표는 아니지만 이 목표를 수정할 단계에 있지는 않다.
- 미국 3차 양적완화정책 가능성과 효과는?
▲ 3차 양적완화정책이라는 것이 1차, 2차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똑같은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양적완화라는 당어가 붙을만한 내용이 나오는 것은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이것이 1, 2차 정책이 효과가 없어서 못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 경제정책의 효과는 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야 하기 때문에 정책이 없었다면 아마 훨씬 더 나쁜 상황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장단기 효과가 있기 때문에 6월에 끝난 정책의 효과를 지금 평가하기는 적절치 않다. 따라서 1, 2차 정책이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3차를 한다고 보는 것도 역시 너무 빠르지 않나 생각한다. 미국 경제주체들의 장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심리도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판단은 조금 더 미뤄져야 한다.
-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많이 팔고 있고 채권시장에서도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이 우리 금융시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 담당전문가들이 자료를 분석해보면 자금이 상상히 나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만일 유럽계 자금이 나갔을 때 한국에 매력이 없어서 나간 것인지, 아니면 유럽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처리하려고 나간 것일지는 봐야 한다. 아직 한국의 매력은 있다고 본다. 지금 상황이 며칠밖에 안됐기 때문에 최종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현재로서는 우리 차제의 펀더멘털, 시장 상황이 나빠서가 아니기 때문에, 오리혀 역으로 생각한다면 앞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소위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좋은 투자처를 선호하는 자본들이 한국에 몰려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 G20가 위기 재발방지를 위해 상당히 노력해 왔지만, 서울 정상회의 이후 1년도 채 안돼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G20 차원에서 글로벌 정책공조 노력이 부족했나? 앞으로 더큰 위기를 막기 위해서 G20 차원에서 어떤 정책노력이 필요한가? 현재 10월14일로 예정돼 있는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앞달길 제안할 할 생각이 있나?
▲ G20는 경제문제 해결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조직이 되고 있다. 리먼사태 이후 G20가 처음 활동을 시작할 당시에는 모든 나라의 입장이 같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하는 목표가 동일했다. 하지만 지금은 선진국과 신흥시장국간 여러 가지 환경이 다른다. 공통된 하나의 대안을 찾는 다는 것은 과거에 비해서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진화시켜야겠다는 데에 대해서는 합의했다는 점에서 결코 작은 소득이 아니다. 10월14일 이전에도 필요하면 여러 형태의 소통수단이 있기 때문에 서로 입장을 정리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 정책금리의 대응여럭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앞으로 위기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 현재 정책금리도 대응여력이 있나?
▲ 현재로서는 대외적인 여건의 변화를 매우 주시하고 있지만 우리의 여러가지 경제여건이 크게 영향을 받을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나아갈 길을 가는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는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없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물가관리는 어떻게 할 수 있나?
▲ 2013년 중반까지 안올린다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매달 모여서 당시에 주어진 정보를 가지고 판단해서 금리를 결정할 것이다. 우리의 경제 상황이 우선 기본이고 그 다음으로 우리 경제에 미칠만한 대외적 환경의 변화에 대한 분석이 전제가 된다. 이 두가지 고려사항을 가지고 당시 당시의 금리를 결정한다.
- 대외위기를 물가관리 보다 우선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 대외위기를 더 우선시 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외위기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전제이기 때문에 그것을 간과하고 갈 수 없다. 특히 세계에서 대외의존도가 가장 높은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으로서는 대외위기를 당연히 세밀하게 봐야한다. 우리 본연의 책무를 잊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 우리 화폐가치가 절상되면 당연히 수입물가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이것의 물가안정에 대한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단지 환율이라는 것은 다른 가격변수와 마찬가지로 모든 경제활동의 내생변수이기 때문에 그것을 특정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실제 그렇게 되지 않는다. 때문에 환율이 어떤 형태로 변화해서 수입물가나 또 국내 물가안정에 기여한다고 하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것 때문에 환율정책을 어떻게 할 것이다 하는 시사점을 주는 적은 적절하지 않다.
- 기대인플레이션은 어떻게 보는가?
▲ 기대인플레이션이 크게 때문에 기대인플레이션 관리를 해야 되고 또 중앙은행으로서는 소위 장기적인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것이 금리정책으로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과제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금리정상화 방향으로 간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고, 그래야지 일반 경제주체들이 이에 맞는 행동을 할 수 있다.
- 지난달에도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 실질이자율이 낮으니까 부채에 대한 부담이 적어서 자주 빌리게 되는 측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자율이 낮다고만 해서 돈을 빌리는 것을 아니다. 지난 6월말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관리대책이 발표됐고 중앙은행도 그러한 시각에서 가계부채 문제를 보고 있다. 이번 금리동결이 혹시 이 문제를 간과해서 그런 것이 아니냐 하는 질문인데 그런 것은 아니다.
- 일각에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 스태그플레이션은 70년대에 전 세계를 풍미했던 하나의 현상이고 과연 앞으로 그 당시의 경제문제가 그대로 반복이 될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문제가 제기될 것이냐 하는 것은 국제 경제환경이 너무나 불확실한 현재로서는 판단이 가능하지 않다. 이 질문에 대해 아직 답하는 것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한다는 것은 위기 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으로 가는 것인데, 이것이 과연 저성장, 고인플레 상황으로 가는 것이냐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경제는 동태적으로 변화해 왔는데 그것을 현재의 상황에서 과거 지식으로 미래를 예측해 단안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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