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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마음급한 출근길···"모든 것 원점서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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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Blood Monday, 그 이후 재계는
이건희 삼성회장, 1시간 일찍 업무···내일 사장단회의서 대책논의
현대차·LG·롯데 등 회장 특별지시 없었지만 국제 동향 예의주시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9일 평소 출근시간보다 빠른 7시45분께 서울 서초사옥에 모습을 드러내 집무에 돌입했다.

평소 출근시간이 8시20분 전후, 지난 4일에는 8시40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시간이나 일찍 업무에 돌입한 것이다. 이 회장은 집무실에서 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과 글로벌 경제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대책마련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움직임이 숨 가쁘다. 미국 다우존스 주가지수가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발표에 따른 충격으로 연일 낙폭을 키운데다가 전일에는 6% 가까이 폭락하자 각사마다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주요 그룹은 올 하반기 사업전망이 어렵다는 전망에 따라 이를 대비해 왔지만 예상보다 금융위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현 상황이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처럼 장기화 될 경우에 대비해 기업은 자금, 즉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동성은 금융권 및 증시로부터의 조달과 제품 판매로 얻는 수익으로 채워지지만 금융권이 대출을 동결하고 투자금을 조기회수하면 기업은 단기간에 부도까지 직면할 수 있다. 해운사와 항공사, 건설사 등 금융권 차입 규모가 큰 기업과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웠던 기업들이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보유자산 또는 부실 계열사 매각 등 구조조정을 취하려고 해도 돈이 돌지 않으니 원활한 추진이 어려워진다.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들조차 당장 자금 담당 임원들이 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소비심리 위축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소비가 줄면 물류 물동량이 축소되고 제품을 만드는 공장 투자가 중단된다. 선사, 건설사들도 일감이 줄게 되며 각종 공사에 사용되는 철강재 및 원자재 판매도 막힌다. 사이클에 속한 전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떻게든 여유자금을 확보해 놓기 위해 기업들은 주머니를 닫고 투자와 채용, 생산, 자산 매각 등 모든 것을 원점에 놓고 모든 변수를 분석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오는 10일 열리는 수요사장단회의에서 김순택 실장과 계열사 사장들과의 금융위기 재발 조짐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의 신용경색과 달리 미국 신용등급 하향에 따른 여파이기 때문에 그 파장을 가늠하기 힘들다"며 "9일 주식시장이 심상치 않기 때문에 앞으로 수요사장단회의를 포함해 어떤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는 오는 12일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연다. 남미 국가를 방문중인 정준양 회장과 서울에서 출발한 임원진들이 현지에서 현 상황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각 계열사 재경본부를 중심으로 사태를 파악중이다. 지난 8일 열린 기아차 품질회의에 참석한 정몽구 회장이 별다른 언급을 하진 않았으며, 회사 최고경영진이 중심이 된 대책회의는 아직 일정이 잡혀있지는 않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미국보다는 경제 측면에서 취약해진 유럽이 더 걱정스럽다"며 "유럽연합(EU)에서 미국발 위기에 즉각 대응을 천명했지만 아직까지 미덥지 못하다"고 말했다.


국내 생산물량의 90%를 수출하는 한국GM은 미국 본사차원에서 특별한 지시는 없어 수출물량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주력시장인 미국 소비심리가 악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그룹은 LG전자 등 주력 계열사 차원에서 단기 대응방안을 자체적으로 강구하고 그룹 차원의 신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구본무 회장은 특별히 지시를 내린 적은 없고 계열사별 대응방안을 점검하는 수준이었다"며 "국제경제 동향을 예의주시하겠지만 아직 특단의 대책이나 메시지를 계열사에 전달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도 국내에 체류중인 신격호 총괄 회장이 특별한 지시사항을 내리지는 않은 상황이다. 다만 하반기 들어 미국, 유럽 비롯해서 글로벌 환경이 어렵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자금을 확보하는 등 준비를 해왔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업계와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등 정유업체의 경우도 오랜만에 찾아온 시장 호황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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