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이 학자금 마련을 위해 고금리 대부업체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4일 개인신용대출을 주로 취급하고 있는 40개 대부업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출을 받은 대학생은 지난 6월말 현재 4만7945명으로, 지난해 6월말(3만494명) 대비 57% 늘어났다. 대출금 역시 6월말 현재 794억6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40.4% 급증했다. 중복 대출을 제외하면 1인당 160만~170만원을 대부업체에서 빌린 셈이다.
이 중 원리금을 갚지 못해 연체로 등록된 대출금은 118억원으로, 지난해 6월(66억원)에 비해 77%나 늘어났다. 연체율도 같은 기간 11.8%에서 14.9%로 3.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체 대부업체 평균연체율(7.2%)의 2배에 달한다.
학자금 용도 대출 금액은 3368억원으로 지난해 6월(2515억원) 대비 33% 늘었으나, 전체 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4.5%에서 42.4%로 2.1%포인트 줄었다.
대신 타 대출 상환을 목적으로 한 대출이 555억원으로 지난해 6월(278억원) 대비 100% 늘었다. 전체 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년만에 4.9%에서 7.0%로 2.1%포인트 늘었다.
금감원은 최근 대학생들에 대부업체의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업체들에게 대출 자제를 지시했다. 갚을 능력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대출이 이뤄지는 것도 문제지만, 갚지 못할 경우 부모들에게 빚 부담이 지워지는 것도 문제라는 설명이다. 대학생들의 경우 소득이 없어 보통 법정 상한선(39%)의 금리가 적용된다.
조성래 금감원 서민금융실장은 "경기가 나빠지면서 가정경제가 어려워지고, 학자금 대출을 위해 대학생들의 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 경우 연체된 원리금에 대해 부모가 변제하도록 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일정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에게 쉽게 대출이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학생 대출 전에는 반드시 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대부업협회를 통해 지난달 28일 공문을 발송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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