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그리스가 오는 28일(현지시각) 구제금융을 지원 받기 위한 첫 민간 채권단과의 협상을 진행한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26일 국제은행협회(IIF)에서 가진 연설에서 "오는 목요일(28일) 민간 투자자들과 첫 협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제금융협회(IIF)는 BNP 파리바(BNP Paribas), 도이치은행(Deutsche Bank) 등 25개 금융기관에서 지원 확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제금융에 참여하는 민간은행들은 30년 만기물로 액면가 채권 교환, 만기 상환 채권의 30년만기물로 롤오버, 액면가 80% 할인해 30년만기물로의 채권 교환, 그리고 액면가 80% 할인해 15년 만기물로 채권 교환 등 4가지 옵션으로 지원할 수 있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와 IIF, 유럽연합(EU)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모든 기관들이 그리스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해 분명하고 확실한 메시지를 보내줬다"며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국 재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추가 구제금융에 필요한 민영화 프로그램을 잘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부동산과 국영기업들의 정부지분 매각이 그리스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리스 국민들의 희생을 지속가능한 공채(public debt)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제금융 계획 가운데 채무환매(debt buyback)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계획보다 더 많은 국채 재환매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도 "그리스의 경제개혁 프로그램 이행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지난주 합의를 이뤄낸 구제금융 내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리스 재무장관이 미국을 방문한 이유는 미국이 IMF 내 최대 지분국가이며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국가라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그리스 구제금융 참여가 의회 반대에 부딪혔지만 미 재무부는 그리스 사태의 전이 가능성을 우려해 지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는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와 구제금융 지원과 관련된 민간 은행들을 방문해 구제금융 이행 조건을 잘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찰스 달라라 IIF 회장은 "베니젤로스 재무장관과 민간은행들의 회동 직후 그리스에 대한 전망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며 "그리스가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잘 수행한다면 2년 안에 민간시장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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