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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물가, 직접 챙기겠다"고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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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이경호·박연미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급기야 물가를 직접 챙기겠다고 나섰다. 청와대에 물가 전담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고, 물가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한시간을 할애해 물가 의제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와 일자리 문제"라며 "(대통령 주재)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내 조속히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첫 회의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다.

이 대통령은 특히 "늘 해오던 방식에 젖어있지 말고 긴장감을 갖고 점검하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그동안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 경제부처에 물가관리를 맡겼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대한 질책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선제적 대응'에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물가관리의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기초관리체계부터 점검해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물가가 서민들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것이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물가 잡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MB 나선다고 물가 잡힐까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선다고 해서 물가를 잡을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당장 거시와 실물경제 부문에서 물가 안정을 담당해온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는 당황한 모습이다.


박재완 장관 취임 일성부터 물가 안정에 올인 해온 재정부는 그간 매주 금요일 1차관 주재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열었다. 박 장관은 직접 물가관련 관계장관회의까지 열며 사실상의 총동원령을 선포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직접 물가를 챙기겠다고 하자 물가대책 컨트롤타워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의 언급 이후 차관급이 맡아왔던 현장 물가점검 실무책임은 장관급으로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매주 금요일 열리던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의 물가대책회의는 박재완 장관 주재로 바뀔 예정이다. 당장 이번주엔 이 대통령이 물가관계 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한다. 일각에선 물가 관리 성적표가 장관 성적표가 될 것이란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물가는 민심(民心)의 잣대


대통령이 물가의 심각성을 강조하는 것은 물가가 서민생활과 직결돼 있는데다, 시대의 바로미터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정국이 불안하고 경제 정책이 뒤틀리면 필연적으로 물가가 오른다.


예를들어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소비자물가는 연간 58%까지 뛴다. 6ㆍ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 물가는 168%까지 치솟았다. 산업생산 기반이 완전히 파괴되자 이듬해 물가는 390% 이상 폭등했다. 해방 이후 물가 상승폭이 가장 컸던 해다. 1953년 화폐개혁으로 물가 오름세는 잠시 주춤했지만, 1955년 원달러 환율이 세 배 가까이 뛰면서 다시 68%까지 올라섰다.


1961년 군사정권이 들어선 뒤 물가는 잠시 한 자릿수에 머문다. 정부가 쌀과 연탄 등 생필품에 대한 가격 통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 통제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1963년에는 21%, 1964년에는 30%까지 물가가 올랐다.


1970년대 이후에는 환율과 임금이 물가를 좌우했다. 1차 석유파동이 온 1973~1974년, 환율이 올라 1974년과 1975년 물가가 평균 25%씩 뛰었다. 2차 석유파동이 닥친 1979~1981년 사이에도 연평균 23%씩 물가가 급등했다.


대한민국이 환란에 신음하던 1990년대말에도 '수입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 그 탓에 1998년에는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도 물가가 7.5%까지 치솟는다. 이후 2007년까지는 연평균 물가 가 3.0%선의 안정세를 보인다. 투자와 소비가 둔화돼 경제성장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원년인 2008년에는 원자재 가격 폭등세에도 경기가 나빠 물가 오름폭은 4.7%에 머물렀다. 조영주·이경호·박연미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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