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중국산 가구를 고급 이탈리아산 가구로 속여 팔아 고액의 차익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유명 가구업체 대표가 13일 눈물의 기자회견을 통해 항변했다.
14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수입가구 판매업체로 유명한 중국 다빈치(達芬奇)의 임원진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설명하고 잘못된 보도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판좡슈화(Doris Phua) 총경리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가구를 이탈리아산으로 속여 팔았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이탈리아산 가구들은 진짜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진품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우리 매장에 진열된 '헐리우드 홈' 같은 미국 브랜드 가구들은 베트남,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판매직원들은 이러한 원산지 정보를 고객들에게 설명하도록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다빈치의 '짝퉁' 가구 판매 파문은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한 한 소비자가 중국중앙TV(CCTV)에서 방영하는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 고발하면서 부터다. 베이징에 탕(唐)씨 성을 가진 소비자는 6개월 전 다빈치 베이징 지점에서 280여만위안(약 4600만원)을 들여 가구 40점가량을 구입했다가, 몇몇 가구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일부는 규격이 맞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프로그램에 고발했다.
프로그램은 광둥성 둥관 소재 다빈치 하청업체에서 만들어진 3만위안(500만원) 짜리 2인용 침대가 다빈치 매장에서는 '이탈리아산'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10배 가격인 30만위안에 판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다빈치의 가구 제조 하청을 위탁받았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제보자의 말을 인용해 신빙성을 더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즉각 조사에 들어갔다. 다빈치 대표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짝퉁' 이탈리아산 가구를 팔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은 쉽게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다빈치에서 300만위안어치 가구를 구입한 한 소비자는 "다빈치가 진주 속에 생선 눈을 섞어 놓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을 속였다고 생각한다"며 "소비자들은 진주 값을 내고 생선 눈을 구입한 셈"이라고 말했다.
다빈치는 '고급 이미지'가 생명인 수입 가구 시장에서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해졌다. 또 주식시장 상장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게 됐다.
다빈치는 이탈리아 가구 업체 50여곳에서 제품을 수입해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이탈리아에서 구입한 가구의 금액만 4500만유로(6460만달러)에 달한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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