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유럽연합(EU)이 사실상 그리스의 '부분적 디폴트'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구제금융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브뤼셀에서 가진 정례회의에서 유럽금융안정기구(EFSF)의 구제기금을 활용해 시정에서 그리스 채권을 되사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최근 그리스발 채무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 경제규모가 큰 주변국으로 번지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확산 위기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EU 회원국들이 당초 프랑스가 제안한 그리스 국채에 대한 롤오버(만기연장) 대신 원금을 대폭 할인해 실제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그리스 채권을 재매입하는 '채무환매(buyback)'로 실질적인 그리스 채무를 줄여주자는 입장으로 사실상 디폴트 상태를 인정하는 셈이다.
룩셈부르크 총리인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정례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경제규모가 큰 국가로 확산되고 있는 부채위기를 막기 위해 구제기금을 유연하게 하는 방안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융커 의장은 "구제금융을 받은 국가들의 부채 상환 능력 등을 지켜보고 채무 만기 연장, 이자율 인하 등 추가조치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여름 후반께 구체적인 최종안이 도출될 전망이라고 FT는 전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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