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죄값을 치른 뒤엔 한국에서 살고 싶습니다."
"돈이 필요했을 뿐 한국 선원들을 다치게 하거나 죽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에게 고통을 준 데 대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1월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가 생포돼 법정에 선 소말리아 해적들이 남긴 말이다. 26일 부산지방법원 형사합의5부(김진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소말리아 해적 재판에서 피고인석에 자리한 이들은 이 같은 말을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아부카드 애맨 알리(21)는 이날 공판에서 "무정부상태에 달한 소말리아에선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죄값을 치른 뒤 그냥 한국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과 자녀들을 소말리아에 두고 온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면서 "가족들을 한국으로 데려와 같이 살게 되면 좋겠다"고도 했다.
석해균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마호메드 아라이(23) 또한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어부, 짐꾼 등으로 전전하다 일자리를 찾아 우연히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며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할 당시 겁에 질려 총탄을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한국 선원들을 다치게 하거나 죽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에게 고통을 준 것을 생각하면 정말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5일 열린 공판에서도 자신들의 범행에 대한 사과의 말과 함께 귀화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27일 검찰의 구형과 피고인들의 최후진술 등을 듣고 배심원단의 논의를 거쳐 빠르면 오후 5시30분께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부산=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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