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기업의 미국 주식시장 상장에 봇물이 터지고 언론들도 앞다퉈 상장을 앞둔 중국 기업을 화려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 기업 투자에 나섰던 개미 투자자들은 투자 손실에 멍들고 있다.
이 달 들어 5개 중국 기업이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지만 1개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기업이 거래 첫날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같은 기간 상장한 다른 일반기업 6개 가운데 1개 기업만 주가 하락을 경험한 것과 비교하면 중국 기업의 상장 성적은 부진한 것이다.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로 상장 전 부터 관심을 모았던 런런은 지난 4일 뉴욕 증시 상장 첫날에 28.6% 급등한 18.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상승세는 지속되지 않았다. 상장 후 지금까지 단 이틀만 주가가 상승했을 뿐 7거래일 동안 하락세를 나타냈고 결국 주가는 16일 종가 기준 12.60달러로 공모가 14달러를 하회했다.
지난 5일 상장한 넷친 모바일도 상황은 마찬가지. 넷친은 상장 첫 날 초반에만 반짝 주가가 급등하다가 하락세로 반전, 19.13% 하락 마감하는 결과를 보였다. 16일 넷친의 종가는 7.97달러로 공모가 11.50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위험에 놓였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상장 기업의 주가 급락이 짧은 기간 시장의 상황에 맞게 예상 수익이 급증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모멘텀 투자자(Momentum Investors)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 가치를 보고 장기간 투자하는 가치 투자자와는 달리 모멘텀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 시기에 집중 투자하고 상승세가 시들할 때에는 가차 없이 매도해 버리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의 주가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 코네티컷주 소재 르네상스 캐피탈의 닉 에인혼 애널리스트는 "많은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에 기대를 걸다가도 주가가 일찌감치 하락세를 보이면 모멘텀 투자자들의 투매 때문에 매도세가 주체할 수 없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모멘텀 투자자들이 특히 미국 상장 중국 기업에 집중적으로 단타 투자를 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 경제 때문에 중국 기업의 이미지가 좋은데다 기업들이 지금까지 기록한 상장 첫날 화려한 성적표는 언론, 기관투자자, 개인투자자 모두의 충분한 관심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기업 여우쿠닷컴이 지난해 12월 상장하자마자 첫날 161% 주가 급등 기록을 남겼고, 차이나코체 인터네셔널(95%), E-커머스 차이나 당당(87%), 치후 360 테크놀로지(134.5%) 등이 상장 첫날 좋은 성적을 냈다.
미국의 투자자문사 아이프레오 통계에 따르면 지난 8개월 동안 총 36개 중국 기업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했고 이들의 상장 첫날 평균 주가 상승률은 21%였다. 하지만 상장 한 달 후 중국 기업의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 상승률은 4% 수준으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상장한 147개 미국 기업의 상장 첫날 평균 주가 상승률이 8%에 불과했지만, 한 달 후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22%로 급등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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