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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덩어리' 전락한 '꿈의 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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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준공되는 인천 남구 숭의운동장, 대형마트 입점 꼬이고 관할권 다툼까지

'골칫덩어리' 전락한 '꿈의 구장' 숭의운동장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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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오는 8월 인천 남구에 들어서는 최첨단 '꿈의 구장'이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운영비 확보를 위한 대형마트 입점이 갈수록 꼬이고 있고, 세수를 노리는 지자체들의 관할권 싸움도 치열하다.

◆ 대형마트 입점 난항


대형마트 입점은 숭의운동장 공사ㆍ운영 비용 조달을 위해 추진되고 있지만 쉽사리 일이 풀리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도시개발공사와 숭의운동장 시행사인 아레나파크개발㈜는 지난 9일 홈플러스 측과 숭의운동장 내 상업시설의 대형마트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하숭의운동장 재개발 사업이 시작된 후 계속되던 대형마트 입점 논란이 일단락된 순간이었다. 홈플러스는 전임 안상수 시장 시절 대형마트 입점을 조건으로 336억 원의 상업시설 공사비 전액을 임대 보증금으로 내기로 약속받았었다. 하지만 이후 인근 지역 재래시장 상인들의 반발로 몇 년째 끌어 오다 이날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아직 입점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계약 당사자인 인천시의 입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실무주체인 인천도개공ㆍ아레나파크 등은 "상황은 끝났다"는 입장이다. 인천도개공 관계자는 "계약을 취소하기는 어렵지 않겠냐. 계약금은 아직 입금되지 않았지만 만약 계약을 취소할 경우 손해배상 등으로 더 큰 손해를 볼 우려가 있다"며 "법적으로 절차가 마무리된 일을 인근 상인들의 반대로 취소한다는 것은 자본주의의 기본적인 원칙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영업 허가권을 쥔 인근 중구ㆍ남구 등은 재래시장 5곳 1000여명 상인들의 민원을 이유로 영업 허가를 불허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우섭 남구청장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대형마트가 들어설 경우 인근 재래시장 사라져 상인들이 생계가 어려워 진다"며 "영업 허가 신청이 들어 올 경우 관련 법적 절차를 밟겠지만 불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구 의회는 지난해 말 재래시장을 '전통 시장 보존 구역'으로 지정해 500m 안에 300㎡ 이상의 대형마트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또 인천시도 아직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이자 부담 및 축구장 개장 일정 등의 이유로 계약을 체결하긴 했지만 재고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시 도시재생과장 관계자는 "계약서에 특별한 사정이 생기면 서로의 손해배상없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며 "대형마트 대신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설이 입점할 수 있다면 계약을 취소하겠다는 게 시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시는 도매물류센터 입점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칫덩어리' 전락한 '꿈의 구장' 숭의운동장 조감도2.



◆ 송영길 시장 '결단'에 주목


송 시장은 지난 6ㆍ2지방선거에서 중소상인 보호를 명분으로 대형마트 입점 반대 공약을 발표했지만, 취임 후 아레나파크 개발이 홈플러스 입점을 조건으로 미리 400억원의 건설비를 투자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고민에 빠져 있었다. 자신의 공약대로 홈플러스 입점을 철회시키려면 가뜩이나 부족한 재정 형편에서 이미 투자된 건설비를 고스란히 되돌려 줘야 하게 된 것이다.


이후 송 시장은 '중소상인경쟁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해 중재에 나섰고, 대안이 마련될 경우 입점을 철회시키겠다는 입점을 보이며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열린 회의 결과 도매물류단지 입주, 남구청 이전, 시립미술관 입주 등의 제안이 나왔지만 대형마트로 인해 조달할 수 있는 '330여 억원의 건설비와 연 9억원 가량의 임대 수입'을 대치할 수 있는 뚜렷한 대안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시가 홈플러스 쪽에 기투자분을 돌려 주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수영 시의원은 지난 11일 "축구장 하나를 짓는데도 몇 천억이 들어간다. (대형마트 입점을 막기 위해서 쓰는 돈이) 숭의운동장을 확보하는데 들어가는 재정이라 여겨도 될 법하다"며 "힘들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인, 자영업들을 보호하기 위한 희망의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결국 송 시장은 선거때 약속을 지켜 지지층의 민심을 얻느냐, 어려운 시 재정을 감안해 '돈'을 택하느냐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관할권 싸움도 치열


숭의운동장을 둘러 싼 지자체들의 관할권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사업부지가 중구ㆍ남구에 절반씩 걸쳐 있기 때문이다. 숭의 운동장 사업부지는 총 9만70㎡로, 이중 중구가 50.1%(4만5112㎡), 남구가 49.9%(4만4958㎡)다. 시설 별로는 축구장(6만2155㎡)은 중구가 4만1816㎡(67%), 남구가 2만339㎡(33%)를 차지하고 있지만, 주상복합(2만7538㎡)은 남구가 2만4393㎡(89%)로 중구(3146㎡ㆍ11%)보다 훨씬 많다.


특히 이곳에 들어설 축구전용구장과 상업시설에서 거둘 수 있는 세금이 만만치 않아 지자체들이 욕심을 내고 있다.


남구는 그동안 재개발 과정에서 행정 처리를 전담해 왔고, 운동장 명칭이 갖고 있는 상징성을 볼 때 남구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구는 운동장 면적을 더 많이 제공했고, 인구가 적은 만큼 구세 확보를 위해 주상복합단지 등 상업시설 부지를 중구로 편입시키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현재 남구와 중구로부터 의견을 청취했으며, 조정안을 마련해 상반기 전에는 의견 조율을 마칠 계획"이라며 "한쪽에 다 줄 수는 없으니까 어떻게 쪼개서 정리해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대안을 마련해 이견을 좁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숭의운동장은 '짠물 야구'로 유명한 인천 야구의 중심였다.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원작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배경이 됐던 곳이다. 이 곳에는 2만여 석 규모의 최첨단 시설을 갖춘 축구전용구장이 오는 8월 준공 예정이다. 47~55층짜리 주상복합 4개동, 751가구도 들어선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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