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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사 절반 '중복상장'…오너 지배력의 방패들[K푸드 G리포트]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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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거버넌스 보고서]<3편>
시총 상위 20개 식음료 상장사
모기업·자회사 중복상장…이해관계 충돌
내부거래로 지주사 이익 불려

편집자주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으로 한국 식품기업들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후진적 지배구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브랜드 신뢰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경영 시스템은 과거 관행에 머무르면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경제는 개정된 상법 시행에 맞춰 시가총액 기준 주요 식품 상장사 20곳을 대상으로 지배구조를 진단했다. 배당 성향과 자사주 정책, 중복상장 구조, 이사회 구성 등 10개 항목을 정량·정성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와 개선 과제를 5회에 걸쳐 짚어본다.
식품사 절반 '중복상장'…오너 지배력의 방패들[K푸드 G리포트]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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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식음료 상장사 절반 이상이 지주사와 사업회사가 중복 상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복상장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모회사와 자회사가 '더블 카운팅(중복계산)'되면서 주가의 발목을 잡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13일 아시아경제가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개 식품·음료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평가지표 10개 항목에 따라 정량·정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중복 상장된 기업은 11곳에 달했다. 이는 한국 증시 중복상장 비율 18%를 훨씬 웃돈다.


특히 지주사가 사업회사로부터 받은 배당 외에 별다른 현금 창출 없이 별도로 상장된 기업은 삼양사(삼양홀딩스)와 하림(하림지주), 하이트진로(하이트진로홀딩스) 등 3곳이었다.


주주 이해관계 충돌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식품사 절반 '중복상장'…오너 지배력의 방패들[K푸드 G리포트]⑥



특히 하이트진로와 하이트진로홀딩스는 별도로 상장됐으나 실질적인 기업 가치는 하이트진로에 집중된 전형적인 '지주회사-사업회사' 구조다. 하이트진로의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로 50.8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총수 일가가 사실상 전량 지배하는 서영이앤티(27.7%)와 박문덕 회장(29.5%)이 과반을 소유하고 있으며, 서영이앤티 역시 총수 가족 지분이 99%에 달한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하이트진로로부터 매출액의 0.3%를 기업이미지(CI) 상표 사용료로, 하이트진로음료로부터는 매출액의 0.08%를 사용료로 지급받는다. 또한 하이트진로와는 기업설명회(IR) 업무 자문 계약을 체결해 발생 비용과 그 5%를 추가로 받는다. 이처럼 브랜드 사용료와 용역 대가가 정기적으로 지주사로 흘러가는 구조다.


지주회사와 핵심 계열사가 모두 상장된 중복상장 구조에서는 배당뿐 아니라 브랜드 사용료(상표권 로열티)와 각종 내부거래를 통해 자회사 이익이 상위 지주사로 이전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회사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갈 이익이 모회사로 이전되면서 이해관계가 충돌될 수 있다. 소액주주의 권리 보장이 잘돼 있는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중복상장을 금지하고 있지만, 국내 식품 기업들은 지배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손쉽게 자금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중복 상장을 활용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식음료 기업들은 중복상장 및 폐쇄적 지분구조, 소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주식시장에서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며 "대부분이 지주회사-사업회사 구조로 오너일가가 간접지배하며 중복상장과 내부거래, 낮은 정보공개 수준 등으로 시장에서 보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결국 하이트진로 같은 중복상장 기업은 배당 성향 변동 폭이 크거나 장기간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경향이 뚜렷하며, 소액주주는 이익 예측이 어렵다. 반면 대주주는 소량의 지주회사 지분만으로 다수의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고, 중복 상장으로 그룹 시가총액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자금조달이 용이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내부거래 최대 90%…전문경영인 체제도 소용없어

기업 오너의 지배력 강화는 내부거래를 통해 실질적 수익과 영향력을 집중시킴으로써 완성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내부거래는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승계 작업을 용이하게 만들 수 있다.


오너 일가는 지분율이 낮은 계열사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전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 강화하는 데 내부거래를 활용한다. 내부거래는 이익의 흐름을 왜곡하고 지배권을 우회적으로 확대하는 수단이 된다. 내부거래가 집단 내에서 집중되는 계열사는 보통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경우가 많다. 계열사 내부거래는 비상장사의 기업 가치 부풀리기 수단이 되며 이를 기반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 및 오너 승계 재원 확보가 이뤄지기도 한다.

식품사 절반 '중복상장'…오너 지배력의 방패들[K푸드 G리포트]⑥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풀무원으로 92.50%에 달했다. 이어 삼양식품이 47.70%로 2위, 동원산업이 29.20%로 3위를 차지했다.


풀무원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1203억원 중 특수관계자거래 매출은 1113억원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무려 92.5%로 나타났다. 풀무원은 제조 자회사와 유통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 지주회사인 풀무원이 그룹 내부에서 물건을 사고팔아 이익을 챙기고 있는 셈이다. 특히나 2017년 이후 '원풀무원' 전략을 추진하면서 브랜드 및 경영 효율화를 강화했는데 이 과정에서 제품 개발 및 유통에서 내부 공동작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풀무원은 현재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창업주인 남승우 풀무원재단 상근고민이 최대주주로 56.8%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풀무원만의 사업 구조 특성과 유통채널 운영 방식이 배당의 절반 이상을 남 고문에게 향하게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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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은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이후 삼양냉동 등 오너일가가 직접 보유한 비상장사의 거래가 과거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사익 편취 구조는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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