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각 총사퇴...중동 정국 안개속
[아시아경제 안준영 기자] 서방 주요국가와 국제기구 대표들은 영국 런던에서 회의를 열고 카다피가 퇴진할 때까지 군사작전을 계속하기로 했다.
또 각국들의 의견을 조율할 '리비아 연락기구"를 만들기로 합의하면서 리비아 사태는 '카다피 축출' 을 향해 치닫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2주째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서 내각이 총사퇴했고 예멘에서는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다.
◆ "퇴진 때까지 리비아 군사 작전" = 29일 (현지 시간) 낮 영국 런던에서 열린 회의에서 서방 각국과 국제 기구 대표등 40여명의 참석자들은 카다피 정권이 퇴진할 때 까지 군사작전을 지속키로 합의했다.
또 카다피 축출 이후 리비아가 새로운 정치질서를 이뤄나가도록 국제사회가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회의에서 리비아 사태에 국제사회가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 뒤 "민주정부로의 이행과정은 시간과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국제사회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카다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카다피 정권을 고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는 클린턴 미 국무장관,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 알랭 쥐페 프랑스 외교장관 등 30여 개국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 등 40 여명이 참석했다.
◆ "리비아 연락기구"..."반군에 무기 공급" = 리비아 연락 기구는 유엔, 아랍연맹, 아프리카연합 등과 긴밀한 협조 아래 국제 사회의 리비아에 대한 정치적 방향을 조율하고 리비아 지원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또 리비아 반정부군의 최고기구인 국가위원회와 접촉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첫 회의는 카타르 정부가 주재하고 이후 참가국들이 번갈아가며 회의를 열게 된다.
다국적군의 공습이 효과가 없을 경우 리비아 반정부군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가이언지는 미 힐러리 국무장관이 회담 말미에 "반정부군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유엔 결의에 따르는 것" 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회의에 앞서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는 않았다는 전제 아래 미국 정부는 반군에게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야만적 공습 중단"...항전 계속 = 이런 가운데 카다피는 회담에 앞서 서방 주요국 앞으로 보낸 서신에서 리비아에 대한 야만적인 공습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카다피는 서신에서 "야만적인 공격 행위가 (2차 대전 때) 유럽을 침공하고 영국을 폭격한 히틀러의 군사행동에 비교될 정도" 라며 서방 연합군의 공습을 비난했다.
리비아 정부군과 반정부군간의 공방전도 계속됐다.
카다피의 고향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시르테 외곽에서는 중화기를 동원한 정부군의 격렬한 반격에 밀려 반정부군이 몇 마일 후방으로 후퇴했다고 CNN이 전했다.
CNN은 또 수도 트리폴리에서 100마일 떨어진 리비아 제 3의 도시 미즈라타에 리비아 정부군 탱크가 박격포와 대포를 발사해 다수의 민간인들이 죽고 수천명이 집에서 쫒겨 났다는 반정부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 시리아 내각 총사퇴 =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시리아에서는 29일(현지시간) 나지 오트리 총리를 포함한 시리아 각료 32명이 알 아사드 대통령에게 사임안을 제출했다.
시리아 내각의 전원 사퇴는 이달 초부터 시작된 반정부 시위 후 시리아 정부의 개혁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전문가들은 '쇼'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최근 시리아에서는 48년간 이어져 온 비상사태법 폐지 등 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정부의 무력진압으로 90명 이상이 사망했다.
같은 날 예멘에서도 수도인 사나 광장에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운집해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안준영 기자 daddyandrew@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